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반토막, 해외 플랜트 사업 부문 부진
이정미 의원 “전국 라돈 검출 아파트 17곳 중 11곳 포스코건설”
이영훈 사장, 환노위·국토위 국감 증인 1순위, 출석 여부 관심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대표이사. 사진=포스코

올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낸 포스코건설이 ‘라돈 아파트’ 꼬리표까지 얻게 되면서 기업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이영훈 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정감사 증인 채택 1순위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출석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올 상반기(연결 기준) 매출액 3조4861억원, 영업이익 668억원, 당기순이익 472억원 등의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3조2720억원 대비 6.5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44억원에서 56.7% 급감했다. 같은 기준 당기순이익 또한 1197억원에서 472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외형은 부풀었으나 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상반기 89.8%였던 매출원가율은 올 상반기 4.7%p 오른 94.5%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 플랜트 및 인프라 부문 등 포스코건설의 주력사업 부진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주택사업이 핵심인 건축부문 역시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시장 위축되면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플랜트 부문은 에너지사업본부가 올해부터 통합됐음에도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9억원에서 올해 531억원으로 대폭 커졌다. 이 같은 부진은 이라크 화력발전소 및 필리핀 석탄화력발전소 등 일부 해외 프로젝트의 공기가 연장되면서 추가 원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프라 부문은 영업이익 12억원에서 –155억원으로 돌아섰으며 건축부문은 1612억원에서 1417억원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포스코건설은 ‘라돈 아파트’ 논란까지 뒤따르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7월 전국적으로 라돈이 검출됐다는 민원이 접수된 아파트 17곳 중 11곳(64.7%)이 포스코건설이 지은 아파트라고 밝혔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WHO 권고기준은 148베크렐(Bq/㎥), 이를 초과하면 위험경고 수준이다.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전경. 사진=포스코건설

정의당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시공한 ‘송도더샵센트럴시티’에서는 라돈과 관련해 입주민들과 1년여 동안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올 하반기 사용승인을 앞둔 세종시 ‘더샵예미지아파트’ 역시 라돈 측정 결과 250세대 가운데 58세대 70곳에서 WHO 라돈 권고기준인 148베크렐을 초과하는 수치가 나왔다. 경기 오산시 ‘서동탄역더샵파크시티’와 경기 동탄신도시 소재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에서도 라돈이 검출돼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성실하게 준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건설사에 대한 라돈 관련 지침은 마련된 바가 없다.

이에 이정미 의원은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공동주택 내 마감재 등에서 라돈이 검출됐음에도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주거안전 확보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이영훈 사장에게 이와 관련 질의를 하겠다”며 올해 국감 주요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최종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다만 국감 중에도 의사진행 발언 등을 통해 증인 신청이 수시로 가능해 소환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만약 이영훈 사장이 환노위 국감에 증인으로 설 경우, 라돈 아파트와 관련한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노위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위원회 국감 증인으로도 거론되고 있어 실제 출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영훈 사장은 지난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당시 이 사장에게 포스코엔지니어링 분당사옥 매각 및 산토스·EPC 등 기업 인수·매각 관련 의혹에 대해 추궁한 바 있다. 올해 국감에 출석하게 되면 이영훈 사장은 취임 후 매년 국감 증인으로 참석하는 셈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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