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리니지2M, 달빛조각사, V4, 세븐나이츠2 등 대형 모바일 MMORPG가 쏟아진다. 출시를 앞둔 대형 신작들이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육성하고 장비를 갖추는 역할수행게임(RPG) 요소는 동일하지만, 주력으로 내민 특장점이 서로 달라 승자 예측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이머들에게는 각자 취향에 맞는 게임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넥슨의 V4 프리미엄 쇼케이스를 마지막으로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대형 모바일 MMORPG들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부터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넥슨 ‘V4’, 넷마블 ‘세븐나이츠2’, ‘A3: Still Alive’까지 모두 공개된다. 이들 대형 신작 모바일 MMORPG들의 공통적인 콘텐츠를 제외하고, 게임별 특징과 차이점을 살펴봤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창의력책임자가 지난 5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리니지2M을 기술적으로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엔씨소프트

◆ ‘기술’의 리니지2M

먼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은 모바일게임의 한계를 넘는 최신기술이 집약된 ‘기술집중형’ 게임이다. 언리얼 엔진4로 개발된 리니지2M은 4분기 중 출시 예정이다. 엔씨는 지난 5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리니지2M이 2003년 출시된 원작 PC MMORPG ‘리니지2’를 계승한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엔씨는 앞서 리니지2 출시 당시 총싸움게임(FPS)에 주로 사용되던 ‘언리얼 엔진’을 MMORPG에 처음 성공적으로 적용한 바 있다.

리니지2M에는 모바일 3D MMORPG 최초로 ‘충돌 처리 기술’이 적용된다. 캐릭터와 몬스터, 지형이 겹치는 일 없이 각자 개별적인 공간을 갖도록 해 현실적인 전투를 구현했다.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창의력책임자(CCO)는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캐릭터가 겹쳐 보이는데 리니지2M에서는 각 캐릭터가 자신의 공간을 갖고 싸우고, 거대한 몬스터의 실질적인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엔씨는 이와 함께 PC나 콘솔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심리스 로딩’도 적용했다. 심리스 로딩은 일반적으로 채널이나 맵을 이동하면서 해당 지역의 오브젝트(사물, NPC, 지형지물 등)를 불러오기 위해 로딩이 생기는 것을 제거한 기술이다. 1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하나의 월드에서 ‘1000대1000’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거대한 오픈월드를 로딩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모바일 최고 수준의 4K UHD급 그래픽을 탑재했다. 물리법칙에 기반한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여의도 면적(290만㎡)의 약 83배에 달하는 2억4000만㎡(약 7300만평) 규모의 오픈월드가 구현된다. 이성구 엔씨소프트 총괄 프로듀서는 “이펙트보다는 타격감과 피격감에 집중했다”며 “최적화도 많이 진척돼 기기에 따른 그래픽 퀄리티 자동조절로 하위 사양에서도 리니지2M의 재미를 100%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엔씨는 이용자 게임 경험 확장에도 신경 썼다. 엔씨는 차세대 게이밍 플랫폼 ‘퍼플(PURPLE)’을 통해 디바이스와 플랫폼의 제약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퍼플은 ▲모바일게임을 PC에서 완벽하게 구동하고 ▲PC 환경에 최적화된 그래픽 품질과 성능을 갖췄다. 또 ▲강화된 커뮤니티 시스템 ▲게임 플레이와 라이브 스트리밍 결합 ▲엔씨 모바일게임 최적화 및 강력한 보안 서비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김택진 CCO는 “원작 리니지2를 PC로 개발할 때 당시 FPS엔진이었던 언리얼 엔진으로 심리스 월드를 구현하는 도전을 했는데, 리니지2M 역시 리니지2처럼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을 모바일에서 구현해 한계를 넘어보자고 시작했다”며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미디어 간담회 현장. 사진=카카오게임즈

◆ 달빛조각사, 원작의 ‘감성’ 그대로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를 준비 중인 달빛조각사는 ‘감성’을 중시했다. 소설 ‘달빛조각사’ IP를 기반으로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개발된 달빛조각사는 오는 10월 10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남희성 작가가 지난 7월 58권을 마지막으로 연재를 종료한 소설 ‘달빛조각사’는 9월 기준 카카오페이지에서만 누적 조회수 3억4000만건, 구독자 수 530만명, 종이책 누적 판매 부수 85만부 등을 기록한 게임 판타지 베스트셀러다.

지난 25일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개발총괄대표는 미디어 간담회에서 “달빛조각사는 많은 분이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과금도 지나치지 않고, 그래픽도 정형화된 스타일에서 벗어나 귀엽고 캐주얼한 스타일을 선택했다”며 “레트로한 감성과 디테일한 즐거움을 살린 게임, 많은 분들이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달빛조각사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타 MMORPG가 사실적인 캐릭터를 묘사하는 것과 달리 4등신 SD캐릭터를 선택했다. 50여종의 얼굴과 헤어스타일을 통한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고, 게임 중에 얻은 아이템을 장착하면 해당 부위의 외형이 달라지기도 한다. 다채로운 생산 콘텐츠도 준비됐다. 그 중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조각상’으로 하우스를 꾸미고 다양한 버프 효과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달빛조각사는 특히 원작 소설이 있는 만큼 원작의 세계관 요소가 게임 전반에 녹아있다. ‘무직’ 클래스에만 제공되는 전직 퀘스트를 통해 ‘조각사’가 될 수도 있다. 다만 밸런스 조절을 위해 주인공 ‘위드’의 능력을 게임에 그대로 구현하진 않았다. 더불어 낮과 밤 시간 변화에 따라 몬스터가 달라지거나 밤에 수행하는 미션에 추가 보상을 주기도 하고, NPC와 교감을 하는 등 디테일에도 집중했다. 과금 요소도 원작 설정대로 모든 아이템들을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것을 원칙으로 구성된다.

감성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달빛조각사는 기술적으로 ‘엘릭서(Elixir)’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서버 크래시 등의 문제를 최소화했다. 엘릭서로 작성한 서버는 크래시가 발생하더라도 크래시가 발생한 유저의 프로세스만 종료된다. 다른 유저들에게는 영향이 없어 일반적으로 크래시가 발생할 경우 서버가 다운되면서 접속해 있던 모든 유저의 접속이 끊기고 데이터가 분실되는 등의 문제가 예방되고, 유저 입장에서 서버 안정성이 대폭 상승한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올해 카카오게임즈는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테라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에서 다방면으로 유의미한 시간을 보냈는데, 게임 판타지 소설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달빛조각사로 또 한 걸음 나아가려고 한다”며 “‘모험가들의 꿈’이라는 슬로건처럼 달빛조각사가 주는 모험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V4 프리미엄 쇼케이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변인호 기자

◆ 언리얼 기술로 감성 자극하는 ‘혼합형’ V4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11월 7일 서비스 예정인 V4는 기술과 감성을 섞은 혼합형이다. 리니지2, 테라 등을 개발한 ‘언리얼 엔진 장인’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언리얼 엔진4로 넷게임즈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V4 안에 압축했다. V4는 ‘빅토리 포(Victory For)’의 줄임말로, 넥슨에 따르면 게임명에 유저가 게임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다양한 목표를 비어 있는 목적어에 채워주길 기대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V4가 다른 경쟁작과 다른 차별화 요소는 ‘인터 서버’다. V4에서는 인터 서버를 통해 최대 5개 서버에 속한 이용자가 한 공간에 모여 초대형 연합 전투와 고도화된 전략 전투를 펼칠 수 있다. 유저들은 PC 온라인 게임 수준의 대규모 필드에서 길드와 서버 이름을 걸고 한정된 자원을 위해 PVP를 벌이게 된다. 최대 300명이 동시에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는 필드보스 레이드도 마련됐다. 특히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을 갖춘 ‘커맨더 모드’가 특징이다. 대규모 전투 시 커맨더 모드를 사용하면 길드장은 전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해 적재적소에 길드원을 투입하거나 특별 스킬 사용에 대한 명령을 내리는 등 전략적인 전투 지휘가 가능하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27일 프리미엄 쇼케이스에서 “10여년 만에 PC 온라인 게임 시절 주력으로 했던 MMORPG를 모바일게임으로 선보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V4는 그동안 쌓은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게임 본연의 가치에 집중해 개발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손면석 넷게임즈 PD는 “다섯 개의 서버를 한 곳에 묶는 기술력을 적용한 인터 서버 월드를 구현해 차별화를 꾀했다”며 “PC에 버금가는 대규모 전투 콘텐츠를 탑재해 모바일 MMORPG 이용자 경험의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4는 언리얼 엔진4를 사용해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과 실사 기법을 통해 언리얼 엔진 특유의 섬세한 캐릭터 묘사와 동작의 유려함을 강조했다. 넷게임즈와 넥슨의 자신감은 V4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원테이크 플레이 영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년간 게임사들이 신작 게임을 광고하면서 게임 플레이 영상은 전혀 보여주지 않고 홍보모델만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V4는 주요 콘텐츠를 4분 가까이 되는 영상 안에 담아냈다.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도 다수 준비됐다. 가상 세계에서 역할수행을 하는 MMORPG의 본질을 강조하기 위해 V4는 완전한 자율 경제 시스템을 채택했다. 가격 제한이 없는 거래소를 통해 V4를 플레이하며 힘들게 얻은 자산이 유저들이 스스로 매긴 가치에 따라 평가된다. V4는 자산 가치가 오래 유지되도록 성장 방식을 선순환 구조로 설계했고, 장비 아이템 역시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언리얼 엔진의 특징을 살려 눈꼬리, 콧망울 등 세부적인 얼굴 부위부터 몸 체형까지 50여개가 넘는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제공하고, 캐릭터보다 작은 몬스터부터 거대한 레이드 보스까지 다양한 몬스터도 마련됐다. 꽃 재배지와 하얀 풍차, 내리쬐는 햇빛을 볼 수 있는 섬, 짙은 그늘 아래의 거대한 중앙 호수, 드넓은 황금 평야, 잎사귀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 등 총 6개의 테마로 유저에게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세븐나이츠2(위)와 A3: Still Alive(아래). 사진=넷마블

◆ 세븐나이츠2-A3는 ‘독특성’ 추구

넷마블이 4분기 중 출시할 예정인 모바일 MMORPG 2종은 독특성을 추구한다. 먼저 넷마블의 모바일 수집형 RPG ‘세븐나이츠’의 IP를 MMORPG로 계승한 ‘세븐나이츠2(이하 세나2)’는 언리얼 엔진4로 개발된 게임이다. 세나2는 하나의 영웅만을 집중해 육성하는 기존 모바일 MMORPG와 달리 다양한 영웅을 수집해서 즐기는 ‘그룹전투’를 앞세웠다.

2017년부터 2년 연속으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모습을 보인 세나2는 ‘2018 지스타’에서 본격적인 4인 그룹전투와 영웅들의 궁극기, 제압기 연출을 소개했다. 이선근 넷마블넥서스 기획실장은 당시 인터뷰를 통해 “수집형 RPG인 세븐나이츠의 핵심 재미는 덱 조합을 통한 그룹전투로, 세나2 역시 기획 초기부터 이 핵심 재미를 계승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세나2의 그룹전투는 모험 스토리나 콘텐츠의 콘셉트에 따라 1인부터 4인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넷마블이 지난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세나2 스토리 3장 ‘멜리사의 행방’에서는 루디·레이첼·렌·연희를 한 팀으로 편성해서 동시에 전투할 수 있었다. 4명의 캐릭터가 전투를 하는 동안 유저는 한 명을 직접 컨트롤하게 된다.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면 태그 방식으로 유저가 선택한 캐릭터가 선두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이선근 실장은 “2018 지스타에서 1, 2장을 건너뛰고 3장을 바로 공개한 것은 전작의 오리지널 영웅들이 등장하고, 세나2의 스토리 흐름과 그룹 전투를 잘 느낄 수 있는 구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세나2 외에도 모바일 최초로 ‘배틀로얄’을 접목한 ‘A3: Still Alive(이하 스틸 얼라이브)’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스틸 얼라이브는 지난 2002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원작 PC 온라인게임 ‘A3’를 모바일 MMORPG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이데아게임즈에서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스틸 얼라이브는 서바이벌 전투 ‘전략 데스매치’과 전 서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전 지역 프리 PK ‘암흑출몰’을 선봉에 세웠다. 이데아게임즈에 따르면 필드에서 진행되는 암흑출몰이 기존에 육성한 각종 장비와 능력치가 반영되는 반면, 30인 배틀로얄에서는 외형을 제외한 모든 유저의 능력치가 동일하게 조정돼 순수하게 전략·전술과 판단력에 의존하는 공정한 승부를 추구한다.

권민관 이데아게임즈 대표는 지난해 지스타에서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서 “저희 게임은 육식 게임으로,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홍광민 이데아게임즈 개발총괄은 “요즘 모바일 MMORPG들이 대부분 협동을 통한 소셜을 중요시하는데, 스틸 얼라이브는 협동보다 경쟁에 집중했다”며 “저희 게임은 모든 클래스가 각자 방식으로 멋지게 적을 제압하거나 유저 간 승부를 통해 희열을 느끼는 그런 원초적 재미를 좋아하는 유저를 위한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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