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호실적 냈지만, 신용평가업계 여전히 ‘암울’ 예상
미분양 및 장기 미착공 손실, 주택경기 위축 등 신용도 하방압력

2분기 호실적을 낸 두산건설은 해외수주 물꼬를 트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리라 예상되지만 여전히 추가 리스크 발생 등의 불안요소를 안고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는 모습이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굵직한 해외수주에 성공하는 등 전반적인 재무구조 개선 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두산건설 역시 미얀마 최대 단일 규모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6월 미얀마 타웅우-카마나트 초고압 송전로 공사 수주권을 획득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으로 진행되는 해당 프로젝트는 174km 구간에 500kV 철탑 358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공사비 8958만달러(약 1046억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국내 주택사업에서의 좋은 성적도 두산건설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5월 좌천범일구역통합3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부산 동구 범일동 일원에 공급한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는 평균 6.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어 사업비 1238억원 규모의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195-5번지 일원 성지·궁전아파트 통합 재건축 수주권도 획득했다.

국내외에서 이 같이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이면서 하반기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일부 기대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서 두산건설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로 두산그룹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이 때문에 올 초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315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확정,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 상반기 매출 7673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매출이 7182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각각 6.8%, 3.3%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손실 115억원을 안고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3.8%보다 0.1%p 떨어진 3.7%로 집계됐다.

구조조정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실적회복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하긴 이르다. 두산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 대비 6계단이나 내려간 23위에 자리했다. 시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9% 줄어든 1조4065억원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 유일하게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아든 점도 부담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두산건설 신용등급 BB0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한국신용평가는 BB-로 하향 조정했다.

연말까지 실적 개선 행보가 계속된다면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해 볼 수는 있으나 단기간 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을 진행, 유동성 위험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취약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규모 손실로 위축된 자본여력과 저하된 재무구조가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는 더딜 거라는 전망이다. 다만 풍부한 수주잔고와 구조조정 및 일부 차입금 상환을 통해 개선된 비용구조를 감안하면 일정 수준 사업 안정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신평 관계자는 “부실 사업장의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 주택경기 하강 기조에 따른 분양성과 및 운전자본 변동성, 미착공 사업장의 지연가능성 등 부정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며 “차입금 감축이 쉽지 않을 전망이며 두산건설의 유동성 위험과 계열사들의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 부담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건설의 부정적 사업환경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과 취약한 유동성 대응력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지원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두산건설 단기상환부담 대응과정, 영업현금창출력 개선 여부, 준공 사업장 및 미착공 PF사업장 관련 추가손실 가능성 등을 계속해서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