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지역 확대 선전포고…물류센터 설립은 ‘난항’
새벽배송·친환경 서비스 등 따라잡기엔 먼 ‘쿠팡·마켓컬리’

사진=SSG닷컴

SSG닷컴이 배송권역 확대에 힘 쏟고 있다. 온라인 시장 파이를 넓히기 위해 쿠팡과 마켓컬리의 서비스를 넘어서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SSG닷컴을 출범, 1조원 가량의 외부투자를 단행하며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SSG닷컴은 출범 당시 2023년까지 매출 10조를 달성해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특히 ‘최첨단 온라인 물류센터’를 2020년까지 수도권 6곳에 오픈할 예정이라 밝혀 시장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SSG닷컴은 출범 이후 줄곧 기존 물류센터 2곳(용인 보정 네오 001, 김포 네오 002)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다. 세 번째 물류기지로 떠올랐던 구리시와 하남시가 좌초된 후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네오 003’은 또다시 김포로 낙점, 올해 연말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배송 수요를 감당하고 시장 파이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SSG닷컴은 출범 이후 두 번이나 새벽 배송권역을 확대했지만 일 평균 새벽배송 물량은 5000건에 그친다. 네오 003이 완공되면 내년부터 1만건까지 배송이 가능해지지만, 쿠팡과 마켓컬리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쿠팡의 일 평균 새벽배송 주문 건수는 7~8만건, 마켓컬리는 3~4만건 가량이다.

쿠팡은 전국에 퍼져있는 24곳의 물류센터를 활용해 새벽 배송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장지동과 남양주, 죽전 3곳 외에도 내년에는 서울 서부권에도 물류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다.

이에 SSG닷컴이 업계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물류센터 설립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온라인 물류센터 한 곳을 세우는 데 드는 비용이 약 3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져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하긴 힘든 모양새다. 최근 그룹 실적을 담당했던 이마트가 적자를 보여 물류센터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SSG닷컴 지분은 이마트가 50.1%, 신세계가 26.8%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보다 많은 고객이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배송권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새벽배송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과대포장 해결에도 마켓컬리와 방향이 갈렸다.

SSG닷컴은 지난 6월 재사용백인 ‘알비백’을 선보였다. 물품을 받은 소비자가 알비백을 현관 앞에 내놓으면, 다음 주문 시 배송기사가 그곳에 제품을 담아놓는 방식이다. 

알비백은 별도의 박스 포장이 필요없어 쓰레기를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여러번 재사용해 위생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영국 환경청의 수명 주기 평가에 따르면 재사용백은 최소 131회 이상을 사용해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마켓컬리는 지난 24일 식품 안전과 위생을 고려해 샛별배송에 이용되는 포장재를 전면 종이로 교체했다. 고객이 종이박스를 문 앞에 내놓으면 다음 배송 시 회수해 폐지 재활용 업체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판매 수익금은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에 전달한다. 재활용백의 위생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쓰는 셈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마켓컬리가 전면 종이 포장을 도입한 것은 업계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여름에도 과연 오랜시간 보냉이 가능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알비백은 여름에도 최대 9시간 가량 보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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