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172억원으로 손실 규모 가장 커
파생상품 판매 잔액 50조원 육박…장년층에 집중 판매

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증권형상품(원금미보장) 현황.표=제윤경 의원실

최근 5년간 파생결합펀드(DLF) 등 투자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주요 파생상품 중 손실이 확정된 상품 규모가 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16개 시중은행의 증권형 파생상품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가연계특정금전신탁(ELT)·파생결합증권신탁(DLT)·주가연계펀드(ELF)·파생결합증권펀드(DLF)의 판매 잔액은 2015년 30조원대에서 지난 7일 기준 49조8000억원대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가입 건수 역시 66만8000여건에서 100만건으로 늘었다.

ELT는 주가연계증권(ELS)을, DLT는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한 신탁상품이다. ELF와 DLF는 ELS·DLS를 편입한 펀드다. 상품마다 구조가 다르지만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수익·손실 정도가 정해지는 구조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은행들이 비이자 수익 확대에 열을 올린 것이 판매 실적 확대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은행이 이들 상품을 팔면 통산 판매 금액의 1% 안팎으로 수수료를 받는데 예대 마진 수익에 의존해 왔던 은행에게는 새로운 수입원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낮은 예금이자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투자 욕구가 맞물리면서 파생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손실이 확정된 상품 규모도 적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시중은행이 판매한 ELT·DLT·ELF·DLF 중 손실이 확정된 상품의 규모는 604억원(976건)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이 판매한 DLF(172억원)가 손실확정 규모가 가장 컸고 기업은행의 ELT·DLT·ELF(155억원), 씨티은행 ELT·DLT(147억원) 순이었다.

특히 해당 상품은 구조가 복잡함에도 은행을 방문한 장년층에 집중적으로 판매됐다. 올해 판매된 상품 3건 중 1건은 60대 이상(33만8560건)에게 판매됐다. 이는 전체 잔액의 40%(19조5299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80대 이상의 가입실적도 1만4120건, 1조4895억원으로 적지 않았다. PB(22만9068건)보다 일반창구 가입이 3배 이상 많아 은행을 방문한 장년층이 창구직원의 권유로 가입한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 의원은 “최근 원금손실이 나타나고 있는 DLF 사태는 금융당국이 2015년 사모펀드 판매 규제를 완화한 결과다”며 “공모펀드의 규제를 우회해 판매되고 있는 파생상품들에 대한 총체적인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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