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 상황(2019년 9월)’ 발표
지방 가계부채 건전성 3년째 악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하는 등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일부 저하되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2019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2019년 2/4분기말 1556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 늘어나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채증가율이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면서 가계부채비율(처분가능소득 대비)은 159.1%(2/4분기말, 추정치)로 전년동기에 비해 2.4%p 상승했다.

차주의 소득 및 신용등급별 분포를 보면 고소득 및 고신용 차주 대출 비중(2/4분기말)이 각각 64.7%, 73.9%로 전년말(64.4%, 70.8%) 대비 상승했으며 취약차주 대출 비중은 소폭 하락(2018년말 6.0% → 2019년 2/4분기말 5.9%)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면서 다소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이 전기전자 등 주요 수출업종의 실적 악화로 2019년 1/4분기 중 전년동기 대비 감소(2018년 1/4분기 2.4% → 2019년 1/4분기 –1.5%) 전환했기 때문이다.

또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19년 1/4분기중 4.7배로 전년동기(9.5배) 대비 큰 폭 하락했으며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2019년 1/4분기말 80.8%로 전년동기(78.1%) 대비 소폭 상승했다.

특히 한은은 지방 가계부채의 경우 최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그동안 수도권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득 대비 부채 비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가계대출 중 지방 비중이 2012년말 39.4%에서 2019년 2/4분기말 43.5%로 상승한 것이다.

지방 차주의 연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 2019년 2/4분기말 207.7%)은 수도권(232.4%)보다 낮은 수준이나, 2012년말 이후 상승폭(+55.5%p)은 수도권(+40.1%p)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 가계부채의 차주 특성 및 부채 분포를 보면 고소득·고신용 비중(2019년 2/4분기말 61.7%, 69.7%)이 수도권(67.3%, 77.4%)에 비해 낮고 비은행 비중(54.1%, 수도권 32.6%)은 높게 나타났다.

또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담보가치 감소, 소득여건 악화 등으로 차주의 부채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지방 가계부채의 건전성이 2017년부터 점차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지방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지방 가계부채의 구조 및 차주의 상환능력이 수도권에 비해 취약한 만큼, 지방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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