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톨게이트 수납원 직접고용 대법원 판결
- 정계복귀 꿈꾸는 이강래 리더쉽 흔들
- 비정규직 고통 뒤로하고 직원들은 해외연수

한국도로공사 이강래사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개국 공신으로 불리는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정계복귀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소속 공공연대노조 도로공사지회까지 나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내년 총선 출마 반대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 대법원 판결 놓고 노사 측 ‘대립팽팽’

대법원 판결 직후, 도로 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용역사를 통한 수납업무가 불법파견이었다는 대법원의 판결 결과를 존중한다”며 “오늘 판결 결과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에 채용 의무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이에 필요한 후속 조치를 바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관련 기자회견에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승소한 노동자 745명 중 499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이마저도 수납이 아닌 다른 업무를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1·2심 진행 중인 노동자의 경우 직접 고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노조는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전원 직접 고용하라는 입장이다.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로 파기환송, 정년 초과자, 자회자 전환 동의자 등을 따져 499명을 직고용 대상으로 파악했으나 수납원들이 도로공사에 직고용되면 기존 수납업무가 아닌 청소 업무를,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로 가면 기존 수납업무를 주겠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수납원들과 같은 소송을 진행 중인 비정규직 수납원 1,100여명에 대해서는 이번 판결을 일괄 적용하는 대신 1·2심을 포기하지 않고 최종심까지 계속 소송을 진행해 따로 판결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은 김천 도로공사 본사 건물에서 소송을 진행 중인 1,100여명에 대해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농성 중인 본사 건물에 기자 출입을 막고 전기를 끊는 등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농성 중인 수납원이 설치한 피켓. 사진=연합뉴스

▲ 민노총 전북지역본부 공공연대노조 ‘이강래 아웃’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이번 톨게이트 노동자의 근로자 지위에 대해 문 정부와는 다른 방향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자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소속 공공연대노조 도로공사지회가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내년 총선 출마 반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노총은 지난 11일 ‘한국도로공사 이강래사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강래 사장의 책임론을 강조하며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 준비를 위해 전북지역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모범 사용자가 되어야 할 공공기관 사업주가 자신의 책무를 무참히 저버리고 어떻게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강래 사장은 지난 9일 국토교통부에서 대법원 판결 당사자들만 직접 고용하겠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조합원들은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답을 듣기 전에는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강래 사장이 기자회견에서 ‘강하게 요구하면 관철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려야 한다고 조합원들을 겁박하며, 불법파견은 지난 2009년 이명박 정권때 생긴 것이고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정규직으로 전환했어야 할 수납업무를 자회사로 추진한 것은 이강래 사장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강래 사장은 이제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쓰다 버려도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1,500명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 꼼수를 지금 당장 멈추고 요금수납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래 사장은 3선 의원 출신으로 2020년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의 지역구였던 남원지역에서 관련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지역 정치권은 이 사장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이강래 사장의 정계 진출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한숨 뒤로하고 직원들은 ‘해외연수’

도로공사는 올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13개 SOC부문 공공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낙제점인 C등급을 받았다. 또한 2018년 경영평가에서 전년(A등급)보다 한단계 내려간 B등급을 받았으나 도로공사는 올해 기관장, 상임이사, 직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크게 변동하지 않을 예정이다. 각각 기본연봉의 75%, 62.5%, 387.5%를 지급한다. 이강래 사장이 취임 후 악화된 성적에도 돈잔치는 이어지는 셈이다.

또한 톨게이트 수납원의 고공농성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직원들 55명은 지난 8월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경영평가 반영분이 아닌 평가 준비를 위해 노력한 직원들의 포상 성격이다”고 말했지만 비난을 피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박광신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