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착역 두고 '수서-삼성역' 마찰 빚어져

[파이낸셜투데이=조경희 기자] 서울시와 철도공단의 마찰로 인해 수서발 KTX의 2015년 개통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009년 시·종착역을 수서에 두기로 하고 추진돼온 '수서발 KTX' 건설 방안을 놓고 서울시가 '삼성역'으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5일 철도시설공단은 서울시가 수서역 건설 대신 삼성역을 시종착역으로 건설해 줄 것을 요구함에 따라 수도권 고속철도 2014년 완공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철도시설공단이 수서역 건설을 위해 5월, 6월, 8월에 신청한 개발제한구역(GB) 관리계획수립 심의를 모두 보류시켰다.

이와 관련해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이날 국토해양부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삼성역을 반대해 2009년에 수서역으로 최종 확정했었다"며 "그런데 시장이 바뀐 후 서울시의 입장이 달라졌고, 심의 때마다 이상한 요구를 하면서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수서역사가 들어설 공간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위치해 공사를 하려면 서울시와 국토해양부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수서역사 건설은 물거품이 된다.

서울시는 기존의 KTX 수서역 건설방안을 폐지하고 삼성역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KTX 통합역사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철도공단 측은 "삼성역에는 역사를 지을 공간이 없음에도 서울시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는 수도권고속철도를 건설 자체를 백지화 시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차량을 주차시켜놓고 정비하는 주박(열차가 계류하는 것)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삼성역을 시종착역으로 건설하려면) 3호선, 분당선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공사가 위험하다. 도심 지하에 주박시설을 둔 곳은 전세계에서 한 곳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서역 인접공구와 연계검토가 필요해 막대한 사업비가 추가로 들어간다는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서울시 측은 GTX가 삼성역을 지나가는 만큼 KTX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와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말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강남 재건축과 뉴타운 출구전략, 한강변 텃밭 조성 등 부동산 정책과 도시계획 관리를 둘러싸고 충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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