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살림살이 팍팍, 해외 플랜트 부진 및 시평 10위권서 탈락
내달 2일 하반기 국감 실시, 안재현 사장 2년째 증인채택 가능성

안재현 SK건설 사장. 사진=SK건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1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긴 SK건설이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사고와 포항 영일만항 입찰담합 소송전이 장기화되고 그간 존재감을 드러냈던 해외 플랜트 사업도 부진한 탓이다. 여기에 다음 달 2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안재현 사장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26일 정치권과 업계 등에 따르면 안재현 SK건설 사장이 라오스 댐 붕괴사고 및 해외투자법인 분식회계 논란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감에서도 주요 증인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사고가 SK건설 부실시공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라오스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국감 증인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어 12억원가량 적자를 본 라오스 댐 해외투자법인을 지분법을 활용, 350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둔갑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국감에서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조기행 부행장이 대신 출석했으나 해외 출장 등 사유가 없으면 안 사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장에서의 이 같은 논란은 최근 몇 년간 내림세를 잇고 있는 SK건설의 주력 사업인 해외 플랜트 사업 부진 장기화를 부추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건설의 지난해 별도기준 플랜트 매출은 3조6000억원이다. 2015년 5조9100억원, 2016년 4조7200억원, 2017년 3조6900억원에 이어 더 떨어진 셈이다.

SK그룹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신규 수주도 지지부진하다. 올 상반기 SK건설의 수주 계약금액은 전년 동기 25억1708달러 대비 98.4% 대폭 줄어든 3889만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준 해외 부문 수주잔액은 12.3% 줄어든 5조4131억원이다. 이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해외사업 부문 부진으로 국내에서 수익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SK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2005년 이후 13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11위에 자리했다. 올 상반기 SK건설 수주잔액은 20조7813억원으로 지난해 말 22조5318억원 보다 1조7505억원가량 급감했다. 국내 부문 수주잔액은 지난해보다 4.9% 감소한 14조1503억원이다.

여기에 부채비율이 2017년 279%, 지난해 287.2%에 이어 올 상반기 276%로 위험(300%)에 근접한 수준을 보인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재무안정성이 흔들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주요 건설사 부채비율이 200%를 하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SK건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간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해외사업에 집중한 탓에 수요자들에게 SK건설 주택브랜드인 ‘SK뷰’ 인지도가 약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SK건설이 대내외 시장 불안감을 걷어내고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라오스 댐 부실시공 논란이나 분식회계 관련 이슈가 장기화되면 기업 신인도 하락까지 초래하게 된다. 향후 해외수주에 발목을 잡힐 수 있어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데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에서 SK건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았던 만큼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하고 전략적으로 분양물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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