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불매리스트, 애먼 업체들만 ‘분통’
소비자, “불매대상 화장품 많아 놀라…아무런 조치 없어 '답답'”

사진=연합뉴스

한국콜마 화장품 불매리스트로 인해 애꿎은 협력업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많은 콜마 협력업체의 화장품들에 대해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이에 대해 관련 업체들이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여성비하 등 잘못된 직원 사상교육으로 윤동한 한국콜마 전 회장이 사퇴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소비자들에게는 SNS,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한국콜마 화장품 불매리스트’가 떠돌고 있다.

한국콜마는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약 500여 기업의 화장품 일부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OEM·ODM 기업이다. 특히 이번 한국콜마 사태로 화장품 불매리스트가 등장하면서 AHC, 닥터자르트, 제이엠솔루션 등과 같은 중소 화장품 기업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AHC는 에스테틱 기업 ‘카버코리아’의 브랜드다. 한국콜마는 카버코리아와 함께 AHC의 ‘AHC 이지리스 리얼 아이크림 포 페이스’ 등을 포함해 몇몇 상품을 공동개발했다. 이들은 포털 사이트에서 기능성 화장품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들이다.

기능성화장품 전문 기업 해브앤비의 대표 브랜드인 닥터자르트의 ‘세라마이딘 크림’ , ‘바이탈 하이드라 솔루션 캡슐 앰풀’  등도 불매리스트에 올라온 제품들이다. 지금까지도 올리브영을 비롯한 드럭스토어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닥터자르트 관계자는 “닥터자르트는 다양한 제조사를 통해 제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으며 일부 상품은 한국콜마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브랜드에서도 지난 이슈에 대해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AHC의 '이지리스 리얼 아이크림 포 페이스' 제품 사진. 사진=AHC

한국콜마 화장품 불매리스트에 대해 소비자들은 대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자신이 쓰던 화장품들이 알고 보니 불매운동의 대상인 한국콜마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에서 제조한 AHC 제품을 사용하는 A씨는 “한국콜마 사태 이후, 그(한국콜마) 회사를 욕했는데, 막상 내가 쓰고 있는 제품이 그 곳에서 제조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눈뜨고 코베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콜마 사태는 한국콜마만의 문제인데 다른 기업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콜마 사태 이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비자 B씨는 “한국콜마 불매리스트에 올라온 화장품을 살펴 봤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한편으로는 잘못은 한국콜마가 했는데 관련 기업들은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AHC뿐만 아니라 일부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콜마에서 제조된 것인 만큼, 그 기업에서도 소비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공식 입장을 내거나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AHC 관계자는 “민감한 사항이라 따로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홍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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