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플레이엑스포(PlayX4)가 관람객들이 펄어비스의 모바일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에는 매년 즐길거리, 볼거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 번도 빠진 적 없던 넥슨도 불참한다. 갈수록 게임쇼에 게임은 줄어들고 개인방송인 중심으로 부스가 꾸며지면서 ‘인플루언서쇼’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이에 올해 처음 출전하는 펄어비스가 콘솔·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의 신작을 선보여 지스타의 ‘게임쇼’ 정체성을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스타는 오는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4일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라’는 의미를 담은 ‘Experience the New’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기존 지스타는 지스타 개최에 맞춰 신작 게임을 공개하거나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시연대를 마련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전시회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이 아예 불참하거나 일반 관람객을 만나는 BTC관 대신 BTB관에만 참가하는 등 점차 참여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지스타는 모바일게임 위주로 편성돼 종합게임쇼가 아니라 ‘모바일게임쇼’로 불리거나 최근 1인 인터넷 개인방송인들을 중심으로 트위치, 아프리카TV 등의 BTC 부스가 주목받으면서 ‘인플루언서쇼’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지스타에 처음부터 개근하던 넥슨마저 불참해 게임쇼로서의 정체성을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조직위는 넥슨 등 국내 게임사들의 참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메인스폰서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작 게임 자체가 줄어들면서 지스타 BTC에 국내 게임사들의 참여도 감소했고, 메인스폰서로 참여해도 홍보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스타가 ‘게임쇼’라는 정체성을 잃으며 국내외 게임사들의 참여가 줄어들자 일각에서는 경기도가 매년 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플레이엑스포(PlayX4)’보다도 게임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PS4 론칭행사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사진=펄어비스

이번 지스타는 BTC관에 200부스 규모로 참가하는 펄어비스와 더불어 100부스 규모로 ▲크래프톤 ▲넷마블 ▲그라비티 ▲엔젤게임즈 등 5개사 정도가 국내 게임사 전부다. X.D.글로벌, 미호요, IGG 등 해외 게임사 3개사까지 해도 PC·모바일게임뿐 아니라 콘솔게임, 아케이드게임, 레트로게임 등을 만날 수 있는 플레이엑스포보다 적다.

하지만 이번 지스타에 처음 참가하는 펄어비스가 단일 게임사 최대 규모인 200부스로 참가하면서 지스타 출품작으로 개발 중인 대형 신작을 선보일 전망이다. 펄어비스의 신작 게임들은 모바일이 아닌 PC·콘솔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데, 펄어비스에 따르면 국내 대형 신작 게임 중 모바일게임이 아닌 것은 펄어비스가 유일하다. 특히 펄어비스는 최근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이는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로 ‘검은사막’을 시연하는 등 모든 플랫폼에 대응하고 있다.

펄어비스가 현재 개발 중인 신작은 총 4종으로 ▲글로벌 타깃 대작 RPG ‘프로젝트 CD’ ▲슈팅 장르 MMO 신작 ‘프로젝트K’ ▲캐주얼 장르 MMO 게임 ‘프로젝트 V’ ▲4분기 중 출시 계획이 공개된 검은사막 스핀오프 형태의 신작 ‘섀도우 아레나’ 등이 출품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펄어비스가 이번 지스타에 현재 차세대 엔진을 통해 개발 중인 3종의 기대 신작을 공개할 전망”이라며 “특히 개발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추정되는 최대 기대작 프로젝트 CD의 출시 일정 및 세부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펄어비스가 지난해 인수한 CCP게임즈의 ‘이브 온라인’ 한국 현지화 버전이나 이브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 ‘이브 에코스’ 등의 출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스타는 게임쇼답지 않게 게임 플랫폼과 장르가 편중돼 게임 자체의 다양성이 부족했고, 콘솔게임사들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신작 게임을 PC·콘솔 플랫폼 위주로 개발하고 있는 펄어비스가 이번 지스타에서 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콘솔게임 선봉 역할을 한다면 다음 지스타부터는 소니, 세가, 반다이남코 등 다양한 콘솔게임사들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관해 펄어비스 관계자는 “펄어비스는 지스타 첫 참가라는 새로운 도전에 설레고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최고 수준의 라인업을 선보일 수 있도록 공들여 게임을 개발하고 있고, 글로벌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채널도 마련하는 등 지스타에서 즐거운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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