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춘·오남당 등 20~30대 사이 ‘뜨는 브랜드’ 들여와
재오픈 일주일, 매출 11.3% 증가…“다소 높은 가격은 아쉬워”

현대백화점 신촌점. 사진=김민희 기자

현대백화점 신촌점 식품관이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가운데 다시금 젊은 층을 흡수할 장소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롭게 오픈한 신촌점 식품관에는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인기있는 지역 맛집 등이 대거 입점했다. 특히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식당 ‘공화춘’이 서울 시내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입점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제주도식 밀냉면 ‘제주산방식당’, 50년 한식 경력 신덕용 명인의 ‘한솔냉면’, 찹쌀도넛·꽈배기 등 복고풍 빵으로 유명한 ‘오남당’, 가마솥에 죽을 끓여내는 ‘진죽공방’, 서울 화곡동에서 2대째 족발을 만들고 있는 ‘화곡영양족발’ 등 30여개 브랜드를 새롭게 들여왔다.

푸트코트 형태를 탈피한 매장 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온실 마당’을 콘셉트로 식품관 한가운데 넓은 테이블을 설치, 곳곳에 식물로 포인트를 줬다. 매장 내 좌석은 총 330석으로, 리뉴얼 전에 비해 20%가량 늘어났다. 1000여종의 와인을 판매하는 ‘와인 전문 편집숍’도 매장 한쪽에 자리했다.

이른바 ‘뜨는 브랜드’를 입점해 경쟁력을 확보, 소비자 발길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간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대학 상권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음에도 매출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다. 신촌점 주변에는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이 자리해 20~30대 고객이 해당 지점에 주로 방문한다.

실제 신촌점 전체 매출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1~8월) 기준 38.7%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 전국 15개 전 점포의 평균인 26.3%과 비교했을 때 10%가량 높은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신촌점 매출은 4790억원으로, 핵심 점포로 불리는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무역센터점, 압구정 본점(연 매출 8000억원 이상)의 절반 수준이다. 백화점 전체 매출 가운데 식품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이다.

이는 주력 고객인 20~30대 층이 신흥 골목상권인 연남동과 연희동으로 이탈하거나 온라인 쇼핑으로 자리를 옮겨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뉴얼한 식품관. 사진=김민희 기자

A(30·대학원생) 씨는 “신촌역 인근 창천동에 거주하지만 친구들과는 주로 연남동을 방문한다. 유명한 맛집들이 대부분 그곳에 몰려있고, 신촌 거리 자체가 이전보다 쇠락해 자주 찾게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B(28·직장인) 씨는 “리뉴얼 이후 맛집이 꽤 생겨서 일단은 만족스럽다”며 “사실 현대백화점은 중심 거리인 연세로에서 떨어져 있기도 하고, 굳이 찾아올 만큼 특색이 없었다”며 “필요한 것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기 때문에 그간 백화점을 방문할 일도, 지하의 푸드코트를 갈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저렴한 대학 상권과 달리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3000~5000원 가량의 저렴한 빵 종류도 있었지만, 식사메뉴인 짜장면·쌀국수·볶음밥 등은 8500~1만2000원, 케익 등 디저트는 최대 8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C(21·대학생) 씨는 “쭉 둘러보니 한 끼 식사를 위해서는 1만원 가량 써야 한다. 사실 학생이다 보니 가격이 부담스럽다”며 “지나가다 들릴 수는 있지만 끼니를 떼우는 목적으로는 오진 않을 것 같다. 특색있는 매장이 들어오는 것도 좋지만, 학생들을 위한 가성비 높은 식당도 앞으로 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재오픈한 지 일주일가량이라 소비자들의 구체적 반응은 파악하기가 어렵지만, 오히려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1%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20~30대층을 위한 유플렉스도 별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식품관 외 이곳에도 다양한 매장을 들여와 젊은 층을 재흡수한다는 전략이다.  

해당 관계자는 “올 연말쯤에는 유플렉스에 게임굿즈 매장, 오프라인 명소 등도 오픈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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