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형 GA 문제 많다 판단
금융당국 GA 관리·감독 강화
금융당국 늦장 대처 지적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지사형 독립보험대리점(GA)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검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늦장 대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모집수수료 개정안과 맞물린 뒤늦은 GA 옥죄기라는 것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사형 GA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검사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 보험대리점을 일컫는 GA는 사업구조에 따라 크게 기업형, 프렌차이즈형, 지사형 등으로 구분한다.일반 기업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는 기업형은 각 지점의 교육, 인사 등의 통제권을 본사가 갖는다. 인카금융서비스, 에이플러스에셋, 프라임에셋, 피플라이프, 아이에프에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프렌차이즈형 또는 1인 GA형은 5~10명의 소규모의 팀이 동일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연합한 형태의 GA로서 더블유에셋 등이 있다.

◆ 지휘통제 벋어난 보험대리점… 금융당국 관리안돼

지사형은 여러 중소형 보험대리점들이 모여 동일한 브랜드로 영업을 하지만 본사의 지휘나 통제를 받지 않고 각 지점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지점마다 대표도 있다. 이 때문에 관리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보험사와의 판매수수료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인 형태로 글로벌금융판매, 메가주식회사, 리더스금융판매, GA코리아, 케이지에이에셋 등이 지사형에 속한다.

이번 검사는 지난 5월 지사형 GA로 분류되는 리더스금융판매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로부터 촉발됐으며 검사결과 지사형 GA의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검사대상을 넓힌 것으로 보인다.

당시 리더스금융판매는 대표이사의 횡령 및 배임 그리고 가짜계약(작성계약)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며 수사결과 보험업법 위반 사안이 적발돼 금감원이 리더스금융판매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내놓은 수수료 개편안을 비롯한 이번 검사가 이미 비대해진 GA에 대한 뒤늦은 관리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보험사가 GA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속된 말로 GA대리점이 갑이고 보험사는 을이다”면서 “GA가 대형화된 것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지만 덩치가 커진만큼 체력을 키우지 못한 금융당국의 관리 미비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보험사 수수료율 인상정책에 불매운동까지 불사

실제로 지난해 중·대형 GA의 소속 설계사 수만 18만746명인 것으로 집계돼 보험사 소속 설계사 수 17만8358명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또한 2018년 기준 신계약 건수 1318만건, 수수료 수입 6조934억원을 기록할 만큼 큰 성장을 이뤘다.

반면 보험계약 건전성은 보험사에 비해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대형 GA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19%로 0.13%를 기록한 보험사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13회차 유지율 또한 보험사는 81.6%를 보인 반면 중·대형 GA는 79.6%로 보험사보다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삼성화재가 자사 설계사 수수료를 1200%까지 올리는 수수료 정책을 내놨다가 GA가 불매운동을 벌이자 도입을 철회하기도 했다. GA가 손보업계 리딩컴퍼니의 수수료 체계까지 좌지우지할 만큼 GA가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그 동안 GA의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자 금융당국도 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판매 수수료 체계 개편 등이 빠져있어 알맹이가 빠진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위가 지난 8월 발표한 모집수수료 개편안도 불투명한 모집수수료 체계를 개선해 보험산업 신뢰도를 제고하겠다는 취지로 내놨지만 이미 커버린 GA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왔을 뿐 아니라 보험사 편들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개편안은 보장성 보험 판매 시 설계사에 지급하는 첫해 수수료를 특별수당(시책)을 포함해 월 보험료의 1200%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는 최대 1700%까지 수수료를 지급했다. 예를 들어 보험료가 10만원인 보장성 보험을 계약하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총 수수료가 170만원인 것이다. 특히 전체 모집수수료의 80~90% 이상을 계약초기인 6개월 이내에 지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기존 GA모집 수수료는 계약을 한꺼번에 넣어 모집수수료만 받고 그만두는 먹튀 설계사와 담당 설계사가 그만 둬 관리가 되지 않는 계약을 일컫는 고아계약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를 개선코자 이번 개편안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GA 대리점은 부당하는 입장이다.

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발단은 보험사의 과도한 수수료 경쟁이었지만 불똥은 GA에 튄 격”이라면서 “물론 일부 GA가 수수료 경쟁에 동승하고 편승한 것은 잘못이지만 개편안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A업계의 불만은 모집수수료를 일률적으로 1200%로 제한하는데 있다. GA는 보험사로부터 1200%의 모집수수료를 받아 설계사 수당을 지급할뿐만 아니라 대리점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운영비까지 포함돼 있다. 그러나 보험사는 설계사에게 1200%의 수당을 주고도 운영비는 별도로 쓰고 있어 형평성이 맞지 않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GA 입장에서는 결국 GA 설계사의 수당을 줄여야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개편안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어 금융당국이 보험사 입장에서 개편안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협회는 이번 개편안이 GA의 의견을 계속적으로 피력했음에도 전혀 반영이 안된 것이라 판단하고 개편안 반대 서명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7만7000명의 서명 동의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금융당국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대대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GA 대리점 검사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뒤늦은 옥죄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GA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현장에 대한 검사는 늘 일어나는 일로서 특별히 언급할 것은 없다. 상반기 리더스금융판매를 검사했고 하반기에도 GA에 대해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면서도 “다만 금융당국이 리더스금융판매를 검사한 것을 보면 GA대리점을 보험사 종합검사 하듯이 하고 있어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GA업계 관계자도 “모집수수료 개편안에 이어 검사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면 금융당국의 GA 옥죄기”라면서 “보험사들의 수수료 경쟁은 방관하다 문제가 커지자 뒤늦게 GA제재에 나섰다”고 토로했다.

한편 검사 일정과 계획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일정과 계획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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