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전경.사진=파이낸셜투데이 DB

중소벤처기업부가 하도급 대금 부당감액 등으로 수급기업에 피해를 준 기업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중기부는 앞서 17일 제9차 의무고발요청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시티건설, LG전자, SH글로벌, 에어릭스 등 4개 기업에 대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의무고발요청제도란 공정위가 하도급법 등 공정거래법령을 위반한 기업 중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중기부가 중소기업에 미친 피해나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 검찰에 고발하도록 공정위에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중기부가 고발 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이번에 고발 요청하는 4개 기업은 하도급대금 부당감액,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미지급, 서면발급의무 위반 등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 행위로 관련 중소기업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시티건설은 137개 수급사업자와 건설 또는 제조 위탁하면서 어음할인료를 미지급하고 하도급대금 지연이자를 주지 않았으며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불이행 행위 등을 통해 총 17억2300만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명령 및 과징금 11억2800만원을 부과받았다. 중기부는 시티건설이 다수의 수급사업자에게 피해를 줬으며 동종의 법 위반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발 요청했다.

LG전자는 24개 수급사업자에게 휴대전화 관련 부품 등을 제조 위탁한 후 인하된 단가의 적용 시점을 소급하는 방법으로 총 28억8700만원의 하도급 대금을 감액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3억2400만원을 부과받았다. LG전자의 위반행위가 오랫동안 다수의 수급사업자에게 행해져 왔으며 하도급대금 부당감액 행위는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대상 유형으로 엄중히 근절해야 할 위반행위라는 점을 고려해 고발 요청했다고 중기부는 말했다.

이어 SH글로벌은 110개 수급사업자에 자동차부품 등을 제조 위탁하면서 하도급대금을 목적물 등의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 주지 않았다. 하도급대금 지연이자도 미지급하는 등 행위를 통해 총 40억6000만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는 재발방지명령 및 과징금 3억7900만원을 부과했다.

SH글로벌이 동종의 법위반 행위를 여러 차례 행한 전력이 있고 재발방지명령 이후에도 동일 수급사업자를 대상으로 같은 법 위반 행위를 한 점, 법 위반 행위로 인한 피해액 및 피해기업 수 또한 과중한 점 등을 고려해 중기부는 고발 요청했다.

에어릭스는 수급사업자에게 탈질설비공사를 위탁하면서 서면발급의무 위반, 하도급대금 및 선급금 지연이자 미지급, 어음대체결제수수료 미지급,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불이행했다. 이를 통해 총 1억9300만원의 피해를 입혀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명령 및 지급명령을 부과받았다.

중기부는 에어릭스가 최근 3년간 법 위반전력 2회(경고) 등 다수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했으며, 불완전 서면발급, 선급금 지연이자 미지급, 하도급대금 미지급, 어음대체결제수수료 미지급 등 위반행위가 다수인 점등을 고려해 에어릭스를 고발 요청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위반행위가 하도급 거래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로서 고발 요청을 통해 유사행위의 재발을 막고 동종업계에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어 이 같이 결정했다”며 “향후에도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고발 요청권을 행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부는 의무고발요청제도 시행 이후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은 사건을 중소기업 피해 및 사회적 파급효과 관점에서 재검토해 이번 건까지 총 21건을 고발 요청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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