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코스피 2000선 돌파…훈풍 이어지나
美 CPI·재정수지 등 발표 예정, 상승 요인 많아 vs 상승 폭 제한적

추석을 맞아 주식시장이 오는 12~13일 휴장한다. 예년보다 연휴가 짧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사진=파이낸셜투데이

올해 추석 연휴는 예년보다 짧지만 투자자들의 고민은 여느 때보다 깊다. 대내외 변수로 불확실성이 산재한 증시가 연휴를 맞아 휴장하면서 주식을 팔지 말지 고민에 빠진 것이다.

최근 코스피는 소폭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53 오른 2032.08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소폭 오른 2024.79로 출발해 5일 연속 상승 마감한 것이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일 2000선이 붕괴된 이후 약 한 달간 1900대를 맴돌았다. 이후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 시위 사태 등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지난 7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2030선을 회복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711억원, 158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1922억원 매도했다.

닷새째 상승세를 보인 증시는 잠시 쉬어가는 국면에 접어든다.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은 오는 12일과 13일 추석을 맞아 휴장한다. 이 기간 국내 주식, 채권, 파생상품 매매거래가 불가능하다.

통상적으로 증시는 연휴를 앞두고 적지 않은 변동을 나타냈다. 앞선 설·추석 연휴에도 조정 흐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는 9월 24일부터 26일로 연휴 직전인 21일 코스피는 2339.17로 전 거래일보다 15.72 상승한 채로 마감했다. 반면 연휴 직후인 27일은 전 거래일보다 7.47 내린 2331.70으로 출발해 약세 흐름을 이어가기도 했다. 당시 추석 연휴 중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의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한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수많은 변수가 산적해 있다. 우선 미국의 8월 재정수지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출입 물가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CPI란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로 일상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물가의 변동을 추적하는 경제지표의 하나다. CPI 결과가 미국 기준금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다.

게다가 연휴 이후인 오는 17~18일 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했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 연준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또 오는 12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북미 간 실무회담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추석 연휴 이후 상승 요인이 많아 이를 기점으로 코스피 지수가 오를 것이라는 예측과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로 짧은 한 주가 예정된 가운데 비둘기파적인 ECB 통화정책회의,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애플과 브로드컴 등 우호적인 개별종목 이벤트에 힘입어 9월 반등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추가적인 부양정책을 시사해왔던 만큼 ECB 통화정책회의가 시장의 기대에 맞게 완화적인 통화정책 변호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1일부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추가관세를 부과했지만 마찰 격화를 멈추고 대화 기조로 전환된 점은 부분적인 협상 타결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달 중순 실무협상이 준비돼 있어 기대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코스피를 1990~2030으로 전망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곽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10월부터 무역협상 재개에 나서기로 했고 영국은 브렉시트를 내년 1월 말로 연기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며 “FOMC 벽만 잘 넘으면 코스피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 배당 수익률과 기술적 지표 등을 고려할 때 코스피 연말 적정 값은 2150~2200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했지만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지만 지난 1일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부과는 발효됐고 5월 이후 무역분쟁이 글로벌 펀더멘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은 커졌다”며 “무역협상 재개가 오히려 투자심리와 펀더멘털 간의 괴리를 확대시켰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의 추가적인 기술적 반등시도가 전개되더라도 2050선 이상은 어려워 보인다”며 “무역분쟁 부담이 커진 가운데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부과 카드도 여전히 유효하다. 펀더멘털 개선을 기대하기보다는 현재 눈높이마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추석 이후 주식시장을 대비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내달 초로 예정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요인이 산적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는 최근 1주와 1개월 가치주 대비 성장주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반면 글로벌 지수와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1주와 1개월 동안 성장주 대비 가치주가 상대적 강세를 기록 중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ECB, 미 연준과 한국은행 등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대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채권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이에 가치주 대비 성장주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된다. 코스피 분기 실적이 빠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를 저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현시점에는 내년 이익모멘텀이 개선되는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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