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1526억원…지주 이익 기여도 4.5%p 상승
이진국 사장 취임 이후 쾌속성장, 초대형IB 도약 ‘성큼’

하나금융투자.사진=하나금융투자

이진국 사장이 이끄는 하나금융투자가 지주 실적 우등생으로 거듭났다. 이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초대형 IB로 한 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상반기 지주 이익 기여도 상승…‘라이벌’ 신한금투 제쳐

올해 상반기 하나금투의 당기순이익은 15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64억원) 대비 43.5% 증가한 수준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이다.

역대 최대 실적에 힘입어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반기 하나금융지주는 1조219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중 하나금투가 차지한 비중은 12.51%로 전년 동기(8.02%)보다 기여도가 4.49%p 상승했다.

특히 금융지주의 순익 대부분을 차지하던 하나은행의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90.2%에서 올해 상반기 85%로 감소한 상황에서 하나금투의 호실적은 지주에 효자 노릇을 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투의 호실적은 IB부문과 S&T(세일즈 앤 트레이딩) 부문이 견인했다.

상반기 IB그룹 순영업이익은 1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억원 증가하면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순이익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1분기에 이어 국내외 대체투자분야에서 인프라펀드 지분거래, 서유럽 지역 내 우량실물자산 투자를 비롯해 국내 우량 대형 개발사업 등 빅딜에 지속적으로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S&T(세일즈 앤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도 1147억원으로 순이익의 47.30%를 차지했다. 상반기 파생결합증권 시장 전체의 ELS 및 ELB 발행 규모가 각각 41조9000억원, 5조6000억원으로 2015년 상반기 이후 가장 많은 발행량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금융지주계 증권사 중에서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13.5% 상승한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비슷한 자본 규모를 갖고 있어 하나금투의 라이벌로 꼽히는 신한금융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금투의 상반기 순이익은 1428억원으로 전년 동기(1827억원)보다 21.9% 감소했다.

◆ 하반기 기대감도 쑥…초대형 IB 성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사진=하나금융투자

하나금투의 호실적에는 ‘영업통’인 이진국 사장의 진두지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장이 취임한 이후 하나금투 실적이 수직상승 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2016년 3월 하나금투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사장은 1980년대 대우그룹과 롯데그룹에서 근무하며 기업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91년 신한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겨 법인영업본부장, 경영지원 본부 부사장, 리테일사업본부 부사장 등을 거치며 증권사 요직을 경험하면서 영업통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 취임 직후인 2016년 순이익은 866억원을 기록했지만 2017년 1463억원, 지난해 1516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자기자본 규모도 꾸준히 키웠다. 이 사장 취임 당시인 2016년 3월 말 1조7912억원에서 3조3689억원으로 불어났다.

자본 규모가 커졌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상승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하나금투의 ROE는 8.93%로 국내 증권사의 평균 ROE(7.8%)를 웃돌았다. 또 2016년 말 4.12%, 2017년 말 6.26%, 지난해 말 6.69%로 꾸준히 상승했다.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이 사장은 올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1년 연임에 성공했고 올해 2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최근 하나금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다. 이에 기존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집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3월과 12월 단계적으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금융투자시장이 자본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 위주로 재편되고 경쟁 환경이 치열해짐에 따라 초대형 IB로의 성장 및 하나금융그룹 내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함에 따른 자본 확충이라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하나금투자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돼 초대형 IB를 향해 한걸음 더 내딛었다”며 “신규 사업인 기업신용공여 업무와 더불어 지속적인 글로벌 IB 사업 등을 통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투는 하반기 초대형 IB에 맞설 수 있는 ‘빅(BIG) 5 기반구축’을 목표로 ▲협업 확대 ▲디지털화 ▲우수 인재 발굴 ▲리스크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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