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회사, 생산 규모 늘려 ‘가격’ 경쟁력 확보하고 연구 집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회사들이 가격·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생산시설을 늘리고, 글로벌 시장 선도를 위한 제품 연구에 전력투구 중이다.

최근 JW중외제약을 비롯해 셀트리온, 동국생명과학 등이 생산공장을 확대했다. 국내 생산 규모를 늘려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의약품을 진출시키기 위함이다.

JW중외제약은 이달 4일 국내 최초로 베트남 롱안성에 위치한 원료·완제 의약품 생산 전문기업인 ‘유비팜’에 대해 지분 100%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유비팜은 2005년 설립돼, 2013년 캐나다 최대 제약기업인 밸리언트를 인수해 운영하는 등 베트남에서 가장 현대화된 생산시설을 갖춘 의약품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이번 유비팜 인수는 JW그룹이 집중해 온 신약과 수액 분야에 이어 파머징(중국, 동남아 등 신흥제약시장, Pharmerging)시장 공략이라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아시아 제약사로서는 최초로 유럽 시장에 종합 영양수액제를 런칭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3일 글로벌 의약품위탁생산기업인 ‘론자’와 위탁생산 계약을 통해 ‘램시마’ 원료의약품 생산에 나섰다. 론자는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종합 CDMO기업으로 유럽, 북미 및 아시아에서도 세계 수준의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cGMP) 생산시설을 갖춘 글로벌 CMO기업이다. CDMO란 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CMO)과 위탁개발(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 CDO)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인천 송도에 위치한 1·2공장을 통해 연간 19만ℓ 규모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왔으나,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바이오시밀러의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또한 셀트리온은 지난 7월 홍콩계 기업인 난펑그룹과 함께 합작회사 ‘Vcell 헬스케어’를 설립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중국 현지에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동국생명과학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지난달 바이엘코리아와 경기도 안성공장을 매입해 미국, 일본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엘코리아의 경기도 안성공장은 조영제 완제품 및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약 5만6198㎡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동국생명과학은 내년 6월까지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고 향후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이 인수한 유비팜. 사진=JW중외제약

국내제약사들은 제품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9일 제약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시아 류마티스 학회’에서 램시마SC의 성공적인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진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편의성이 높은 또 다른 부가적 처방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라고 밝히면서 셀트리온은 이번 램시마SC의 임상결과를 통해 안정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향후 주력 제품으로 삼아 하반기 유럽 허가를 위해 가능한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미약품은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연구 중인 포지오티닙의 연구자 임상 2상 경과를 세계폐암학회서 공개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개발해 2015년 미국 제약기업 스펙트럼에 라이선스 아웃된 것으로,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혁신 항암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이번 임상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오면, 한미약품의 개발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기대감이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순위 결과에 대해)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최상위권에 도약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사가 지난 6일에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혁신 제약사 순위’에서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한미약품이 11위를 차지하며 상위권에 랭크됐다. 그러나 1~9위까지는 모두 일본 제약회사가 차지해, 국내 제약사들이 아직 갈길이 멀다는 점을 드러냈다.

파이낸셜투데이 홍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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