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무장관 후보자가 6일 진행 중인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소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야당이 기존에 나왔던 의혹 제기만 반복하면서 오히려 코너에 몰리고 있다. 특히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출처가 불법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정보를 공개해 도마에 올랐으며, 같은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대놓고 자유한국당 편에 서서 청문회를 진행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반면 여당의 ‘조국 지키기’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조 후보자가 흔들림 없이 담담하게 소명을 이어나가면서 이번 청문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명분만 주고 끝날 수 있다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6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한 지 28일 만에 열린 만큼 시작 전부터 야당에서 ‘강력한 한방’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인사청문회는 현재 10시간을 넘기도록 특별한 쟁점 없이 진행되고 있다.

주요 쟁점은 조 후보자 딸의 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이었다.

청문회 초반 자유한국당의 오전 질의 내용은 대부분 조 후보자 딸과 관련한 문제로 일관했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부터 총장과의 통화 내용과 횟수, 인턴 및 봉사활동 문제, 생년월일 변경 문제 등 지난 2일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때 나왔던 질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같은 질문은 웅동학원 이사가 오후 4시15분쯤 증인으로 출석해 웅동학원 관련 질의가 나왔을 때만 잠시 사그라들었다가 다시 등장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무리한 공세를 펼치다가 되려 역풍을 맞는 상황도 자주 연출했다. 특히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PC를 포렌식한 자료를 제시하며 “포렌식을 통해 저 파일(딸이 작성한 논문)이 서울대 법대 소속 PC에서 지급된 프로그램으로 작성됐다는 게 나왔다”고 밝히면서 자료 입수 경위 등을 두고 여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에 시달렸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 포렌식한 자료가 청문회장에 돌아다니고 있다”며 “포렌식한 자료를 검찰 말고 누가 갖고 있느냐. 참담하다”며 검찰이 해당 자료를 김진태 의원에게 흘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김진태 의원님께서 ‘검찰 포렌식에서 나왔다’고 한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검찰 포렌식이 (청문회에서) 어떻게 나오죠?”라고 말했다.

검찰은 여당의 ‘억측’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박훈 변호사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수사 자료를 흘렸다는 취지로 검찰을 고발하면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사회를 보던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중립에서 벗어난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여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야 의원들의 추가 질의가 한 차례 끝난 뒤 스스로 발언 기회를 얻어 “온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구속까지 될 수 있다. 가정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장관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자진 사퇴를 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자가 “후보 사퇴 여부는 제가 지금 거론하기 어려운 조건 같다”며 “지명된 사람으로서 모든 행보는 무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해해달라”고 답하자 여 위원장은 “후보자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데 그럼 누가 결정하냐”며 “임명권자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데 학교 선배로서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고 충고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여 위원장은 청문회 도중 조 후보자의 말을 자르며 개입하는 모습도 자주 연출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후보자에게 병리학회의 후보자 딸 관련 논문 취소와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의 통화 내용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해 조 후보자가 발언을 시작하자 여 위원장은 “길게 성명할 필요가 없다. 취지가 이미 나왔는데 뭘 그렇게 미주알고주알 하느냐”며 말을 잘랐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말을 자르시면 어떻게 하느냐” “해명 기회를 달라”는 등 반발하자 여 위원장은 “공정하게 하고 있다”고 맞섰다.

누리꾼들은 “위원장이 중립을 지키지 않고 대놓고 자유한국당 편에 서고 있다”며 날선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미주알고주알 말하라고 청문회하는 것”이라며 “무조건 의혹만 제기하고 답변을 듣지 않을거면 뭐하러 청문회를 하는가”라고 말했으며, 도 다른 누리꾼은 “냉정한 시각으로 보려해도 답변을 막으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공정성을 가지고 진행해야 하시는 분이 막판에 후보자에게 질문하는 건 뭔가”라는 글을 남겼다.

청문회 초반만 해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응원하던 글이 다수를 차지했던 자유한국당 누리집도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의 글이 끊임없이 이어질 정도다.

한 누리꾼은 “청문회는 왜 해서 다 죽어가는 조국을 살려놓았느냐”며 “나경원 대표와 황교안 대표는 당장 사퇴하라”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은 “참으로 답답하다. 왜 청문회를 했나? 한국당에 주어진 2시간 동안 무엇을 파헤쳤나. 나경원, 황교안이 너무나 약하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대표는 자신이 없으면 유능한 사람에게 권한을 넘겨라” “참 한심한 청문회다” “논리도 없고 말빨에 다 밀린다” “가짜뉴스 남발하다가 다 무너진다” 등 비판글이 줄을 이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연신 비판해 온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거들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맹탕인 야당이 맹탕 면죄부 청문회를 열어줘 맹탕인 조국을 법무장관 시켜 주는구나”라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본들 이미 올라 가 버린 닭이 내려 올리 있냐”고 비꼬았다.

청문회가 이대로 마무리된다면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의혹이 나오지 않는 이상 조 후보자는 흔들리지 않고 소신있게 소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여당 역시 조 후보자를 강력히 사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3개국 순방 후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6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결심한다면 주말(7~8일) 동안 임명안 재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인사청문법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끝나는 7일 오전 0시부터 조 후보자 등 장관(급)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에 주말 간 임명안 재가를 거쳐 신임 장관들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9일 갖고, 10일 예정된 국무회의에 이들을 참석토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른 여론을 살피기 위해 귀국 후 첫 업무개시일인 9일에 임명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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