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클라우드 게임은 나오는데 정작 5G가 안 된다
5G 클라우드 게임은 나오는데 정작 5G가 안 된다
  • 변인호 기자
  • 승인 2019.09.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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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각각 LG유플러스-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 SK텔레콤-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클라우드’를 플레이하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SK텔레콤

전라남도에 사는 열성적인 게이머 A씨(29)는 평소 취미로 다양한 PC·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다. 쾌적한 게임과 5G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스마트폰도 5G 상용화에 맞춰 ‘갤럭시 S10 5G’로 변경했다. 기지국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이동통신사들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4개월 동안 5G가 연결되는 일은 없었다.

5G 상용화 이후 게이머들에게 열렬히 구애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게임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플레이하는 ‘클라우드 게임’을 연달아 들고나왔다. 하지만 클라우드 게임도 ‘시기상조’지만, 5G부터 안정적으로 상용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도시 사람들만 사람이냐. 돈을 받아 가면 받아 가는 만큼 남들처럼 쓸 수 있게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각각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일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무료 체험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와 ‘엑스클라우드’ 한국 독점을 발표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클라우드 게임은 기기에 게임을 다운로드받거나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서버 자체에서 게임이 구동된다. 클라우드 게임은 음원·동영상과 달리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수많은 이용자의 조작에 실시간으로 반응할 초고속·초저지연 통신과 넉넉한 서버 용량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게임도 갈 길이 멀지만, 먼저 5G 커버리지(서비스 범위)부터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모바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5G를 사용해야 하는데, 현재 이통3사의 5G 커버리지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세종시 등에 집중돼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구축된 5G 기지국은 LG유플러스 3만282국, KT 2만7537국, SK텔레콤 2만1666국으로 총 7만9485국으로 나타났다. 이중 전체의 55.8%에 달하는 4만4325국이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9월 5일 기준 이통3사 5G 커버리지맵 현황.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9월 5일 기준 이통3사 5G 커버리지맵 현황.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구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목포시 인근에 거주 중인 A씨는 “클라우드 게임이고 나발이고 5G를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을 때 시작해야지 지방은 요금만 내고 이용은 언제 하라는 거냐”며 “통신요금도 남들 내는 만큼 똑같이 내는데 가만히 앉아서 와이파이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쓸 바엔 그냥 컴퓨터로 하든지 ‘스팀 링크’나 ‘플레이갤럭시 링크’ 같은 걸 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4G에서 5G로 변경한 B씨(32)도 “기기를 싸게 판다길래 샀더니 막상 5G는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다”며 “내 돈으로 5G 깔고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장점이자 한계점인 ‘통신’ 문제도 있다. 지포스 나우 등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통신이 핵심이다. 5G·기가 인터넷·기가 와이파이 등 초고속 통신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의 기기는 화면 입출력만 지원하고 게임에 필요한 나머지는 클라우드 서버가 처리한다. 통신이 불안정하면 ‘렉 현상’이 발생해 입력지연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의 경우 네트워크 전용 컨트롤러를 출시해 컨트롤러의 입력지연을 최소화하고 있는데, 그래도 네트워크 인프라에 따라 입력지연시간이 200밀리세컨드(ms, 1000분의 1초)가량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국내에서 평균 10ms 정도의 지연시간을 갖는데, 지연시간이 순간적으로 30~50ms만 돼도 “렉 걸린다”나 “핑이 튄다”고 불편을 느끼는 게이머가 많다.

LG유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지포스 나우를 시연해본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포스 나우로 ‘철권7’, ‘툼레이더’ 등의 게임을 시연했는데 입력지연시간은 거의 못 느꼈다”면서도 “하지만 그래픽이 뭉개진 것처럼 보이는 프레임 드랍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5G 실내 중계기를 설치하지 않았을 리 없는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시연회를 진행했으니 입력지연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포스 나우의 프레임 드랍 현상에 관해 한 게임사 관계자는 “무손실음원의 용량이 200MB(메가바이트)를 넘지만, 우리가 보통 듣는 음원이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음역을 쳐내서 용량을 줄이는 것처럼 클라우드 게임도 코덱을 이용해 동영상 등을 작업해 전송하는 과정에서 움직이지 않는 부분은 고정하고 움직이는 부분만 프레임에 맞게 쳐내서 압축하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라며 “압축을 하면 그래픽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압축하지 않으면 트래픽이 과다하게 발생할 수도 있고, 공정사용정책(FUP) 등에 따라 속도에 제한이 걸릴 수도 있다. 아울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컴퓨팅 처리를 담당하는 서버는 과부하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3년쯤 뒤에는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미래의 게임 플랫폼으로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5G의 초고속·초저지연 등을 홍보해야 하는 이통사와 달리 게임사는 최적화를 통해 최저사양을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는지 파악해서 보다 많은 유저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게임은 보편적인 유저들이 즐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인프라가 갖춰진 상황에서만 할 수 있거나, 5G 전용, 폴더블 스마트폰 전용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만 할 수 있는 게임은 일반적인 게임사들이 개발을 시도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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