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아베’…국민의 성숙한 의식 드러나
일반인의 눈으로 지낸 18년, 정계 복귀 의지 견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사진=파이낸셜투데이

“이번 일본 불매운동은 높은 수준의 국민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가 있은 지 두 달이 지난 시점, 파이낸셜투데이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7월 촉발된 일본의 경제 침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일본 불매운동을 ‘국민의 높은 의식 수준에서 비롯된 자발적인 행동’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 높은 수준의 불매운동, ‘NO 재팬 보다는 NO 아베’

김 부위원장은 이번 불매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이전 반일운동과는 다른 성격”이라면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불만이 아닌 아베 정권의 잘못된 정치적 판단에 대한 비판과 분노의 표출”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번 불매운동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닌 국민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불매운동은) 국민의 높은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논란이 됐던 중구청장의 ‘NO 재팬’ 현수막 철거를 언급하며, “이 일만 봐도 불매운동은 단순 반일 감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NO 재팬이 아닌 NO 아베를 외치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일본과 달리 한국 만의 축적된 시민운동 경험과 민주역량을 가지고 있어 이런 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부위원장은 “물론 한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가장 좋지만, 한 쪽(일본)에서 싸움을 걸어왔는데 그에 대해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고 운동이 과열됐다고만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기자간담회 화제…“국민의 높은 관심에 놀라”

앞서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12일 경제특위에서 주최한 주한일본기자간담회에서 ‘(도쿄올림픽에 대해) 전 세계의 양심이 불매운동할 것’, ‘일본은 4살 응석받이’, ‘가소롭다’ 등 강력한 발언들로 화제가 됐다. 관련 영상 조회 수도 만 단위를 넘어서는 등 많은 관심이 쏠린 바 있다.

김 부위원장은 이런 반응에 대해 “높은 조회수를 보고 많이 놀랐다”며 “이번 간담회 발언이 화제가 된 것은 국민이 이번 (일본 관련) 이슈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며, 한편으로는 국민도 이런 원칙적인 대응을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 될 것이 예상되냐는 질문에 “장기화가 될 것 같다. 국민의 탁월한 판단과 함께, 촛불의 경험과 역량으로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일본의 1,2차 수출허가, “엿장수 같은 행동이 문제”

일본은 수출규제 이후, 지난달 반도체 감광액 포토레지스트를 허용한데 이어 반도체 핵심소재인 불화수소 수출도 허가했다. 이 행동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애초에 수출규제를 한다고 해서 전체를 불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다”면서 “외신간담회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일본 수출허가는)1000명이 가는 길을 막아놓고 1명을 가게 해준 후 ‘나 잘했지?’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일본의 행동은 수출규제의 허가·불허가가 핵심이 아니라 ‘엿장수 같은 행동’이 문제다. 좋게 얘기하면 재량권이지만 결국은 규제다. 본질에 있어서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 “지소미아 파기는 옳은 선택”

정부는 지난달 22일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했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한 2급 이하의 군사비밀을 공유하기 위해 맺은 협정이다. 지소미아를 연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많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러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정부의 결정은 옳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한국의 안보를 못 믿겠다는데, 안보에 대한 신뢰에 기초한 지소미아가 어떻게 이어질 수 있겠는가”라며 “일본이 사실상 지소미아 파기의 전제가 되는 신뢰 파괴 상태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어서 “(지소미아 파기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 중 외교적, 법률적으로 잘한 조치”라며 “지소미아는 한·미·일 안보가 엮여있는 문제로, 이번 파기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이번 문제의 중대성·심각성을 재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일 양국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 이후 약 90일간의 숙려기간에 돌입했다.

◆ 여의도의 눈 아닌 ‘보통의 눈’으로

한편 김 부위원장은 15대, 16대 국회의원으로 지낸 이후 약 18년 만의 정계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총선 출마에 대한 포부를 묻자 “공백이 이렇게 길어질지는 몰랐다. 굴곡을 많이 겪은 정치자 중 한 명이 아닐까 싶다”며 “정치를 쉬는 동안 NGO 활동, 학교생활 등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 시기 동안 국가·정치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여의도를 떠나 있었던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여의도의 눈이 아닌, 보통사람들의 눈으로 보는 감각을 길렀다”며 공백기간동안 비정치인의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위원장은 “세상은 어려움이 위장된 축복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일본과의 갈등도 그럴 가능성이 높고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인데, 100년 전 국력과 비교하면 지금 대한민국은 훨씬 강력하고 계속 상승 중”이라며 “일제강점기를 잘 헤쳐나간 조상들의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도 이번 사태를 잘 헤쳐나가 우뚝 설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과 한병인 파이낸셜투데이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파이낸셜투데이

파이낸셜투데이 홍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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