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가 3일 오후 판교 넥슨사옥 앞에서 게임업계 최초의 장외 집회를 열어 고용안정을 촉구했다. 사진=변인호 기자

최근 넥슨 내부에서 잇따른 프로젝트 중단 등 구조조정 공포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넥슨 노동조합이 게임업계 최초의 장외 집회를 열어 고용안정을 촉구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사옥 앞에서 연 이번 집회에는 스마일게이트·네이버·카카오·파리바게트 노조도 참석했다.

지난해 9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소속으로 활동을 시작한 스타팅포인트는 설립 이후 넥슨코리아 단체 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넥슨코리아는 7차, 네오플은 4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했다.

 

사진=변인호 기자

이날 홍종찬 수석부지회장은 “고용안정은 모두에게 이득”이라며 “고용이 안정돼야 회사를 위한 전문기술을 확보할 수 있고, 바른말을 하는 사람이 늘고, 안정 없이는 혁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집회 연대발언을 위해 발언대에 선 오세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지회장은 “우리는 노만 젓고 있고, 키를 잡고 방향을 제시할 권한은 경영진에게만 있는데 배가 산으로 가면 경영진은 너희가 노를 열심히 젓지 않았기 때문에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배로 갈아탄 뒤 너희는 노를 잘 못 저으니 알아서 다른 배를 찾으라고 한다”며 “이게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네이버 라인프렌즈 등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IT·게임업계에서 유행하는 ‘권한은 내가, 책임은 네가, 공은 내가, 책임은 네가’라는 말은 우리가 모이지 않았고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남의 일, 너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 우리의 일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내가 부당한 일을 당하면 2000명의 스타팅포인트 조합원이, 5000명의 IT조합원이, 화섬노조 3만 조합원이 함께할 것”이라며 “절대 잊지 말고 끝까지 단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넥슨 노조의 첫 장외집회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소속의 IT·게임업계 노조도 참석했다. 왼쪽 깃발부터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 사진=변인호 기자

뒤를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배수찬 스타팅포인트 지회장은 “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수천 판 하면서도 욕을 해본 적 없어서 노조 지회장을 하는 것이 맞는지 자신감이 없었지만, 믿고 질렀더니 100명 오실 거라고 생각한 (이번 집회에) 지금 오신 분이 600명”이라며 “노조를 처음 만들 때도 100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조합원이 1500여명”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배 지회장은 “노조가 큰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자리에 계신 파리바게뜨 지회분들은 화로가 돌아가는 고온의 주방에 에어컨을 틀어달라, 유니폼이 두꺼우니 얇게 해달라, 회사에 돈이 없으면 우리 돈으로 유니폼을 사겠다고 너무나 당연한 것을 해달라고 주장했는데 회사가 해주지 않으니 화가 났던 것”이라며 “게임업계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면접을 다시 보는데 이게 정규직인가 묻고 싶다. 흥행산업이니까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방송국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른 곳으로 배정해주고 일본 쪽 게임업계도 근속연수가 넥슨의 몇 배는 길다. 우리나라 게임업계만 이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수찬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지회장. 사진=변인호 기자

마지막으로 “너무 당연한 것을 위해 모였다. 이런 목소리가 전달돼 회사에서 받아들여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 많은 목소리를 모아서 헤쳐가야 할 것”이라며 “제가 힘이 닿는 곳까지 맨 앞에 나서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집회 참가자들이 “우리는 넥슨의 노동자다. 넥슨에서 책임져라”, “조직쇄신 핑계그만 고용안정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친 후 ‘철의 노동자’를 제창하고 해산했다.

한편, 넥슨은 올해 들어 ▲HIT 서비스 종료 ▲M.O.E. 서비스 종료 ▲니드포스피드 엣지 서비스 종료 ▲배틀라이트 한국 서비스 종료 ▲프로젝트G 개발 중단 ▲어센던트원 서비스 종료 ▲스튜디오포투(스튜디오42) 해산에 따라 데이브 및 네 개의 탑 개발 중단 ▲페리아연대기 개발 중단 등 다수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