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가입자 수 1300만명·다운 3000만건 돌파, 폭발적 성장 지속
출혈 마케팅 혈안에 고객 농락 지적…실종된 혁신 서비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사진=파이낸셜투데이

지난달 누적 가입자 1300만명을 돌파하며 핀테크 업계 거인으로 성장한 토스가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출혈 마케팅 심화와 고객 농락 등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출범 초기 내세웠던 혁신은 정작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토스는 누적 가입자 수 1300만명을 돌파하고 앱 누적 다운로드가 30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 월 송금액은 약 4조원이며 누적 송금액은 49조원에 달해 50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토스 측은 지난달 말 기준 등록된 계좌 수는 1800만좌, 등록 카드 수는 800만개, 무료 신용등급 조회 누적 사용자는 770만명을 돌파했다는 등 각종 지표를 내세우며 2015년 2월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음을 강조했다.

이어 간편 송금 서비스 뿐 아니라 계좌·카드 등의 조회 서비스, 예금·적금·대출 등의 뱅킹 서비스, P2P·펀드·해외주식 등의 투자 서비스 등 금융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40종 이상의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며 국내 최대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토스의 외형 성장을 두고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덩치만 커졌을 뿐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실적은 줄곧 적자를 기록해왔다. 비바리퍼블리카의 매출액은 2016년 34억3997만원에서 지난해 548억2088만원으로 두 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27억9987만원에서 444억7635만원으로 확대됐다. 순손실도 226억3028만원에서 444억7339만원으로 악화했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 다각화는 차질을 빚고 있다. 토스는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냈지만 금융위원회의 예비인가를 받지 못했다. 금융위는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불허에 대해 지배주주 적합성과 자금조달 능력 측면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에도 적자는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모집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스는 지난 6월 GS25 편의점에서 토스카드로 결제하면 1인당 최대 5000원까지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 아직 가입하지 않는 지인에게 현금을 송금하고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송금지원금’ 이벤트 등 각종 현금 이벤트를 쏟아내며 신규 고객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과도한 ‘출혈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종 마케팅을 쏟아내던 토스는 최근 역풍을 맞았다. 소비자를 모으기 위해 선보였던 혜택을 갑자기 중단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토스는 토스머니 자동충전 시 제공하던 토스 포인트 혜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자동충전은 이용자의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토스머니’로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토스는 지난 4월 자동충전 설정 시 최대 5만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1년 동안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이벤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벤트 시작 석 달 만에 종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일방적인 서비스 종료에 토스 이용자들은 1년간 지급받기로 했던 포인트의 절반도 지급받지 못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1년간은 기존가입자는 유지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정작 중요한 ‘혁신’도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간편 송금, 자산관리 등 기존 핀테크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서비스뿐 아니라 새로 선보이는 서비스 역시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18일 토스는 아파트관리비 조회와 납부가 가능한 아파트관리비 서비스를 출시했다. 토스와 제휴한 아파트아이 회원은 바로 사용이 가능하고 비회원인 경우에는 토스에서 아파트 정보를 인증한 뒤 아파트아이 회원가입을 하면 이용 가능하다. 또 이번 달과 전월 관리비 비교, 동일면적 가구 평균 대비 내 아파트관리비 비교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는 이미 경쟁사인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2월에 선보인 아파트관리비 납부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 카카오페이는 아파트 앱 스타트업 ‘모빌’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카카오페이를 통해 아파트 관리비를 납부할 수 있게 하는 등 아파트 생활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관계자는 “혁신을 무기로 시장에 등장한 핀테크 기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당장은 현금 서비스 등의 효과로 고객이 모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경쟁력에 달렸다. 혁신이 없다면 신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결국 사업 자체도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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