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상승세 보인 반면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줄하락
“대법 선고 영향으로 그룹 내 전략적 의사결정 차질”

사진=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파기환송되면서 삼성그룹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전날 대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상고심을 진행했다. 대법원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환송하고 2심이 무죄로 판단했던 부분을 뇌물로 인정했다.

삼성이 최 씨 측에 제공한 말 3필의 구입액 34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뇌물 혐의액 16억원을 삼성의 경영권승계 현안과 관련된 부정한 청탁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은 86억원에 달하게 됐다.

이에 삼성그룹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다.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4만4150원)보다 1.7% 하락한 4만3400원을 기록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얽혀있는 삼성물산도 전 거래일(9만1300원)보다 4.05% 내린 8만76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4.89% 하락했다.

반면 호텔신라는 정반대의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호텔신라는 전 거래일(7만6200원)보다 4.46% 오른 7만9600원을 기록했다. 판결 내용이 이 부회장에게 불리해지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심리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30일에도 삼성그룹 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15% 올라 상승세로 장을 시작해 오전 10시 24분 현재 1.38% 오른 4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0.57% 오른 8만8100원으로 장을 시작했지만 현재 1.71% 내린 8만61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장이 열린 직후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10시 24분 현재 0.92% 내린 2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KB증권은 이 부회장 대법 선고의 영향으로 삼성그룹 내 전략적 의사결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원·김준섭·이남석·이태영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은 향후 진행될 파기환송심의 부담을 갖게돼 최근의 적극적 경영행보에 다소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며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는 오너 리스크 부각으로 해외 대형 M&A와 같은 핵심 의사결정의 지연 가능성이 예상되고 지배구조를 포함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신뢰 회복 방안도 늦춰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