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그리핀의 김대호 감독, ‘리헨즈’ 손시우, ‘소드’ 최성원, SK텔레콤 T1의 ‘칸’ 김동하, ‘페이커’ 이상혁, 김정균 감독. 사진=변인호 기자

그리핀과 SK텔레콤 T1 양 팀이 LCK 서머 시즌 결승전을 앞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라이엇 게임즈는 27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롤파크에서 오는 31일 결승전을 앞둔 LCK 결승 진출팀들의 각오를 확인하는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는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펼쳐지는 국내 e스포츠 프로리그다.

이날 행사에는 그리핀의 김대호 감독, 탑 라이너 ‘소드’ 최성원,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SK텔레콤 T1에서 김정균 감독,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탑 라이너 ‘칸’ 김동하가 참석했다.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그리핀의 ‘리헨즈’ 손시우는 “결승전도 결승전이지만 롤드컵도 있어 계속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고, ‘소드’ 최성원은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0대 3으로 완패했던 것을 돌려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텔레콤 T1의 ‘페이커’ 이상혁은 “힘들게 결승 진출한 만큼 결승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칸’ 김동하는 “서머 시즌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T1이 끝까지 올라갈 수 있는 저력 있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시즌도 우승해서 커리어를 추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세미프로리그 ‘LoL 챌린저스’부터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인 그리핀은 2019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 13승 5패 세트 득실 +16으로 1위를 확정하고, 가장 먼저 결승전에 진출했다. 직전 시즌인 스프링 스플릿 결승에서 SK텔레콤에 0대 3으로 완패하긴 했지만, 승격 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T1은 지난 스프링 스플릿 우승으로 LCK 통산 7회 우승 및 1번의 준우승, LoL 월드 챔피언십 3회 우승 등 전통의 강호다. 서머 스플릿 초반 5연패로 인해 정규 시즌은 4위로 마무리했지만,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전부터 아프리카 프릭스, 샌드박스 게이밍, 담원게이밍을 차례로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각 팀 감독들의 결승전 스코어 예측도 이어졌다. 김대호 그리핀 감독은 “저는 스프링 때도 3대 0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번에도 3대 0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정균 감독은 “3대 1로 저희가 이긴다고 생각한다”며 “그리핀이 오랫동안 필살 전략이나 생각하지 못한 전략을 준비해오면 1세트를 내주고 다른 세트에서 모두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9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은 오는 31일 오후 4시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다. 결승전 티켓은 26일 오후 5시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 팀의 탑 라이너 ‘소드’ 최성원과 ‘칸’ 김동하는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 결승에서는 ‘소드’ 최성원이 ‘칸’ 김동하를 솔킬(다른 선수의 개입 없이 1대 1 전투에서 잡아내는 것)하고도 패배했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마주한 양 선수에게 서로에 관해 묻자 ‘소드’ 최성원은 “지난 시즌에 솔킬따고 졌는데, 이번엔 솔킬 따이고 이겼으면 좋겠다”며 “칸 선수의 자신감 만큼 실력이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좋지 않은 자세가 실력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 바른 자세로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칸’ 김동하는 “이번 결승에 소드 선수가 더 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전으로 나와서 같이 재밌게 싸웠으면 좋겠다”면서도 “소드 선수는 굉장히 잘생긴 자기 외모만 믿고 다른 일은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외모 대신 연습을 좀 더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1년부터 매년 말 전 세계 각 지역의 상위권 LoL 프로게임단들이 자웅을 겨루는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개최해왔다. 한국 지역 리그(LCK)를 대표해서 롤드컵에 출전하는 팀은 LCK 서머 우승팀, 서머 우승팀을 제외한 롤드컵 포인트 1위 팀, 남은 팀 중 롤드컵 포인트 2~5위 중 선발전 우승팀 등 총 3팀이다. 현재 그리핀과 T1 양 팀 모두 롤드컵 진출을 위한 포인트를 충족해 진출이 확정된 상태다.

김대호 감독은 T1에 대해 “5명이 게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언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아는 기본기가 출중한 정석적인 강팀”이라며 “이번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5명 모두 전부 자기 역할대로 잘하고 있지만, 페이커 선수가 자기 자신과 팀원을 더 신뢰하게 되면서 중심을 제대로 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정균 감독은 “그리핀은 전 라인 모두 밸런스 있고, 조합이나 콘셉트에 맞게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강점”이라면서도 “하지만 저희가 라인이면 라인, 조합이면 조합 등 모든 면에서 더 잘하기 때문에 우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하지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한 세트도 이기지 못하고 완패할만한 강팀이기 때문에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 팀 모두 롤드컵 진출이 확정돼 일각에서는 양 팀이 결승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동기부여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김정균 감독은 “롤드컵 진출은 확정했지만, LCK 우승을 하나 추가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우승 한번 추가하는 것이 경력이고 많이 남는 것”이라며 “너무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대호 감독은 “순수한 라인전과 오브젝트가 나올 때마다 양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면 재미있으실 것”이라며 치열한 라인전을 이번 결승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김정균 감독은 “이번 결승전에서 T1이 ‘유미’를 어떻게 사용할지 궁금하실 것 같은데 1세트를 지켜봐 달라”며 “그리핀이 계속 2등을 하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데,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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