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통硏 “국내 우회전 통행방법, 국제기준과 달라”

사진=연합뉴스

국내 교통사고 10건 중 2건은 우회전 차량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우회전 통행방법이 국제기준과 달라 보행자의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24일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문화안전연구소는 ‘우회전 통행방법 개선 필요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는 한국이 8.4명으로 35개국 중 네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인 5.5명 대비 약 1.5배 높은 수준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신호 교차로에서 발생한 보행사고 중 17.3%가 우회전 차량에 의해 일어났다. 연평균 증가율은 5.7%로 다른 유형에 비해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우회전 차량에 의한 사망자 수는 2012년 15명에서 2016년 22명으로 증가했다.

국제 규정인 ‘도로표지와 교통신호 협약’에는 적색등화(빨간 불)는 방향과 관계없이 진행금지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유럽, 남미, 아시아 등 북미를 제외한 세계 모든 국가에서 적색 신호시 우회전을 포함한 모든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적신호 시 우회전을 금지했다가 1917년부터 허용했다. 이후 교차로 보행사고는 43%, 우회전 사고 60%, 자전거·보행사고는 69% 증가했다. 다만 사고 예방을 위해 시거(운전자가 도로 전방을 살펴볼 수 있는 거리)가 불량하거나 보행자 사고 위험이 높은 곳에서는 적색 신호 시 우회전을 할 수 없다.

반면 한국은 적색 신호 시 우회전을 허용하면서도 위험을 최소하할만한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임채홍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아직도 안전보다는 교통소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우회전 통행방법이다”며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많은 도시 내 도로는 적색 신호에 우회전을 금지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일시정지 의무화로 보행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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