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관리단’ 오피스텔 관리 사각지대, 세입자만 ‘좌불안석’
‘한 지붕 두 관리단’ 오피스텔 관리 사각지대, 세입자만 ‘좌불안석’
  • 배수람 기자
  • 승인 2019.08.22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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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오류동 역세권 오피스텔, 복수 관리단 운영으로 잡음
“관리비 착복해도 구제방법은 글쎄…관련 지침 마련 시급”
구로구 오류동 아크로펠리스 전경. 사진=배수람 기자
구로구 오류동 아크로펠리스 전경. 사진=배수람 기자

서울 구로구 오류동 소재 한 역세권 오피스텔이 관리단 운영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입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와 달리 원룸·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관련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최근 오류동역 인근에 자리한 ‘아크로펠리스’에서는 복수의 관리단이 운영돼 내부적으로 잡음이 새나오고 있다. 아크로펠리스는 2004년 준공된 지상 최고 15층의 1개동으로 이뤄진 복층형 오피스텔이다. 오류동역이 도보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이곳 오피스텔은 현재 위탁관리 업체를 두고 있는 기존 A관리단과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신규 형성된 B관리단이 함께 운영에 나서며 갈등을 빚고 있다. 두 관리단은 서로를 ‘가짜 관리단’이라고 비방하며 세입자들에게 관리비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초 B관리단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들은 향후 관리비를 B관리단에 납부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문을 냈다.

B관리단 관계자는 “소유주들은 임대를 놓고 오피스텔에 직접 사는 경우가 잘 없지 않냐. 그동안은 관리단이 알아서 잘 운영하겠거니 생각했는데 관리비가 비싸다는 세입자의 불만이 계속 나왔다”며 “공실이 나면 다음 세입자 받기까지 기간이 너무 길고 주변에 신축 오피스텔도 들어서니까 소유주들이 직접 나서서 확인하게 됐고 A관리단에서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고 신규 관리단 형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A관리단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관리단이 형성된 게 아닌 만큼 관리단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A관리단장은 “살지도 않는 사람들이 소유자란 명분 하나로 관리회장을 하겠다며 주민들 관리비 통장을 다 가져갔다”라며 “긴급히 (관리비 납부) 계좌를 변경했으니 동요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세입자들에게 일괄 전송했다. 또한 B관리단에 관리비를 낼 경우 정상적인 관리비 수납확인이 불가하며 향후 전입·전출 정산 및 제세공과금을 지급할 수 없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긴급 안내문도 전달했다.

A관리단이 보낸 안내문(왼쪽)과 B관리단이 보낸 안내문. 사진=독자제공
A관리단이 보낸 안내문(왼쪽)과 B관리단이 보낸 안내문. 사진=독자제공

반면 B관리단은 구분소유자 과반수이상의 동의를 얻어 임시총회를 개최, 구성한 관리단이며 임기가 만료된 A관리단장이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관리단은 세입자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지만 소유주들 사이의 이른바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는 탓에 아크로펠리스 세입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한 입주민은 “매일 두 관리단이 서로 헐뜯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거나 안내문을 게재한다. 어느 관리단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며 “소유주들 싸움에 애꿎은 세입자들 등만 터지는 꼴이다. 계약 기간 끝날 때쯤 다른 곳을 알아볼 생각이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꼬박꼬박 관리비를 내고 있는데 관리단이 쪼개져서 운영되다 보니 불안한 건 사실이다”며 “한 관리단에서 나쁜 마음을 먹고 횡령을 한다든지, 관리비를 이중으로 요구하는 등의 난처한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갑갑하다”라고 털어놨다.

문제는 아크로펠리스 뿐만 아니라 타 원룸 및 오피스텔 등 소형 공동주택에서도 비슷한 논란은 얼마든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아파트와 달리 이들 주택은 집합건물법의 적용을 받는다. 아파트처럼 국토교통부 소속이 아닌 사법부 관할이어서 행정기관이 나서서 관리 감독을 할 수도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로 따지면 조합이 두 개 설립된 셈이다”며 “사안이 다를 순 있지만 소유주들 간 오피스텔 관리 및 관리비 등을 둘러싼 크고 작은 분쟁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더 많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칫 (아크로펠리스) 입주민들이 우려하는 관리비 착복 등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당장은 이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다. 입주민들이 나서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방법 뿐이다”며 “주거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원룸·오피스텔에도 주택법을 적용하거나 집합건물법을 개정하는 등 세부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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