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규모, 업계 2위로 껑충…매년 ‘사상 최고’ 행진
최희문 대표 취임 후 부동산 PF 키우기 주력, 업계 최강자로 우뚝

사진=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의 기세가 무섭다. 매년 눈부신 성장을 일궈내며 업계 빅5(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새 합병 법인 출범과 함께 ‘젊은 피’ 수혈, 공격 경영 포부

메리츠종금증권은 2010년 변곡점을 맞았다. 2009년 말 메리츠종합금융과 흡수 합병할 것을 결정하고 이듬해 4월 1일 공식 출범했다. 당시 합병을 통해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6300억원, 자산 4조5000억원으로 몸집을 키웠다.

새 간판을 내건 메리츠증권은 최희문 당시 홀세일총괄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최 대표는 2009년 10월 메리츠증권에 영입됐고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출신이다. 뱅커스트러스트 부사장과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이사, 골드만삭스 상무, 삼성증권 캐피털마켓사업본부장 등 외국계 증권사를 두루 거쳤다.

1964년생인 최 대표는 취임 당시 업계 대표적인 젊은 피로 꼽혔다. 메리츠증권은 국제 금융시장 및 자산운용부문의 전문가로 꼽히는 최 대표 취임을 통해 홀세일 부문 경쟁력 강화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을 기대했다.

최 대표는 기존 강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강화하면서도 사업 다각화를 통한 체질개선에 집중했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무기로 기업대출, 부실채권 등 기업금융부문을 성장시켰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면 종금형 CMA를 통해 낮은 펀딩 코스트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어 ‘초대형 거점 점포’ 전략을 도입해 평소 약점으로 꼽히던 리테일 부문도 강화했다. 초대형 거점 점포는 영업점 수를 줄이는 대신 영업직원 수는 늘리는 방식이다.

최 대표의 전략은 적중했다. 취임 전 약 200억원에 불과하던 순이익을 ▲2014년 1447억원 ▲2015년 2873억원 ▲2016년 2538억원 등으로 규모를 불렸고 2017년에는 3510억원으로 3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역시 4000억원을 넘긴 4338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규모도 급등했다. 2010년 6309억원에서 지난해 3조4731억원으로 451% 불어났다.

연이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최 대표는 업계 장수 CEO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재선임 안이 승인되면서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최 대표는 오는 2022년까지 3년간 메리츠증권을 이끌게 된다.

◆증시 부진 속 이어진 ‘사상 최대 실적’…새 출발 앞두고 기대감 ‘상승’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메리츠종금증권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35.2% 증가한 2872억원을 기록하면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자기자본은 전년 말 대비 1577억원 늘어난 3조6308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연결기준으로는 145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IB 부문을 포함해 전 사업부가 고른 성장을 보였고 사옥 매각 차익도 일회성 이익도 반영됐다”며 “증권과 캐피탈 인력이 유기적 융합을 이뤄낸 것이 성장 이유다”고 설명했다.

증시 호황을 보인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악재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별도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6위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4계단 뛰어오른 2위에 안착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이남석,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순영업수익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대출사업 중심의 기업금융수익과 금융 수지가 전분기보다 9.8% 증가했고 캐피탈 배당금을 제외한 트레이딩 손익도 증가했다”며 “거래대금 및 금융상품 판매 감소 등으로 인해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수익은 전분기보다 감소했지만 리테일 사업 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지 않은 수익구조로 실적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본과 IB 트렉레코드 기반의 유연한 영업전략과 주주 배당정책 등이 유지되면서 두 자릿수의 ROE가 유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4월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종금업 라이선스가 종료되면서 10년 만에 ‘종금’ 간판을 떼기 때문이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과 합병해 IB 부문을 강화했고 해외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했다.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규모를 3조원으로 불려 2017년 말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부터 1년물 CMA 판매를 중단하는 등 라이선스 종료를 준비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자본 규모가 초대형 IB 지정 요건인 4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 초대형 IB로의 도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종금 북(book)이 있고 증권사 북이 있는데 이미 종금 북은 신규 가입을 받지 않은 지 꽤 됐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이 없어 종금 북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이 부분을 의도적으로 줄이기 위해 무리할 필요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종금투사업자로 지정돼 업무를 펼치는 데 제한이 될 만한 사항이 없다”며 “라이선스가 만료되더라도 특별하게 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자본은 유상증자 등 다른 방법으로 늘릴 생각은 아직 없다”며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자본은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어 수익 다변화로 자본을 불리겠다는 전략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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