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DLF 판매잔액 ‘8224억’
8224억 중 8150억원 ‘우리·하나銀’에서 판매
예상 원금손실률 최대 ‘95.1%’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에서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이 수천억원의 원금손실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상품별로 최대 95.1%까지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DLS·DLF 판매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지난 7일 기준 국내 금융회사에서 판매한 DLS·DLF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으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12억원, 3876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에 투자한 대부분의 고객은 3654명의 개인투자자였으며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7326억원으로 전체 판매잔액의 89.1%를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금손실 우려가 큰 상품은 독일 및 영국 등의 채권 금리와 연계된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연계된 금리가 일정 기준치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4~5%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정 기준 이하로 금리가 하락하면 원금손실 위험이 증가하고 만기가 짧아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려워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기준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의 전체 판매잔액(6958억원) 중 85.8%(5973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예상 손실 금액은 3354억원으로 예상 손실률은 56.2%다.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95.1%로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체 판매잔액인 1266억원이 모두 손실구간에 진입해 예상손실액은 1204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해당 상품의 99.1%(1255억원)을 판매한 회사는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비이자이익 실적을 늘리기 위해 DLS·DLF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무분별한 상품 판매로 대규모 원금손실을 야기했기 때문에 책임을 피하긴 힘들 전망이다.

KB국민은행도 262억원 규모로 금리연계형 DLS·DLF를 판매했지만 상품을 기초자산 금리가 하락할수록 고객에게 유리하게 설계했다. 또한 이달부터는 금리변동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해당 상품 판매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리연계형 DLS·DLF 실패 파악에 나섰다. 판매사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물론 발행사와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상품 설계와 제조, 판매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분쟁 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하락 가능성과 미·중 무역분쟁, 홍콩시위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금리, 환율, 유가 등을 기초로 한 파생결합상품 등 고위험 금융상품의 발행 및 판매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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