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종각역직영점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 5G’ 출시 행사장에서 고객이 개통된 폰을 전달 받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갤럭시 노트10 출시를 앞두고 불법 보조금을 미끼로 하는 사기 주의보가 발령됐다. 앞서 이동통신사 3사는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다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LG의 최근 행보가 5G 상용화 이후 시가총액이 1조원가량 증발한 LG유플러스에게 추스를 기회를 주고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판매를 돕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3사는 각각 갤럭시 노트10 개통 행사를 개최하고 사전개통한 고객들에게 공시지원금을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모두 가장 낮은 5만원대 요금제에선 28만원을 책정했다. 8만원대부터 10만원대 요금제까지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42만원, KT가 45만원을 지급한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 노트10의 공시지원금은 갤럭시 노트9 공시지원금보다 2배 정도 많지만, 올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 S10이나 LG V50 ThinQ보다는 낮은 금액이다.

지난 4월 초 5G가 상용화되면서 이통3사는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과태료를 불사하고 공시지원금을 올리는 등 출혈경쟁을 펼쳤다. 특히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에 맞춰 만년 3등을 벗어나고자 관련 이슈를 적극적으로 선점해왔다. 대규모의 공시지원금과 불법 보조금이 뿌려진 LG전자 V50은 ‘돈 받고 개통하는 폰’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LG유플러스는 KT의 ‘5G 데이터 완전무제한’ 이후 부랴부랴 데이터 무제한 제공 프로모션으로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5G 요금제를 발표했다. 청소년과 시니어만을 위한 4만원대 저가 5G 요금제도 가장 먼저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5G 장비사로 화웨이를 선정하며 각종 보안 관련 논란이 발생했지만, 6월 5G 가입자 순증에서 KT를 제쳤다. 이외에도 지난 18일 5G 단독모드(SA, 스탠드얼론) 상용 준비를 시작한 것도 있다.

갤럭시 S10 5G 및 V50 출시 당시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경쟁은 이통3사에게 2분기 영업이익 감소라는 성적표로 돌아왔다. 5G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2분기에만 2조30억원을 쓰며 영업이익이 이통3사 모두 감소했으며, LG유플러스가 29.6%로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9일 LG유플러스의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을 보고 참혹하다고 할 정도였다. 같은 날 “5G 시장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운영돼 왔다. 이에 대한 강박을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이혁주 CFO가 LG유플러스 내부에 어려움을 호소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감소 외에도 시가총액에 큰 타격을 입었다. 5G가 상용화되던 지난 4월 3일 기준 이통3사의 시총은 각각 ▲SK텔레콤 19조6212억원 ▲KT 7조1153억원 ▲LG유플러스 6조4182억원이었는데, 100일을 훌쩍 넘긴 현재 시총은 ▲SK텔레콤 18조8945억원 ▲KT 7조239억원 ▲LG유플러스 5조4576억원이다. LG유플러스만 시총이 1조원가량 증발했다.

이에 관해 5G 상용화 이후 LG유플러스 시총만 대폭 하락한 것은 매출은 늘어나는데 5G 관련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지난달 24일 LG유플러스가 방통위에 SK텔레콤과 KT를 신고한 것을 두고 실적 악화로 보조금을 더 쏟아붓기 힘들다는 것을 자백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방통위로부터 불법 보조금 관련 경고를 받은 것이 4회로 SK텔레콤, KT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23일 갤럭시 노트10 출시를 앞두고 보조금 경쟁을 중단하고 공시지원금을 최대 45만원으로 확정한 것을 두고 LG전자가 다음달 선보일 신규 스마트폰 ‘LG V50S ThinQ’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갤럭시 S10 5G 출시 이후 V50을 출시한 LG전자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갤럭시 노트10가 출시된 뒤에 나오는 V50S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S10 5G, V50, 노트10을 모두 선택하지 않은 대기자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업계는 한 사람에게 다른 회사가 같은 상품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라 한 곳이 보조금을 뿌리면 나머지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5G 상용화 이후 시총만 1조원이 날아간 LG유플러스가 방통위 신고로 경쟁사의 발목을 잡으면서 갤럭시 노트10에 지급될 공시지원금과 보조금 규모를 줄여 3분기 실적 개선을 노리고, LG전자가 다음달 선보일 V50S를 구매할 잠재적 소비자를 확보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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