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로 국민은행 ‘5G알뜰폰’ 사업 가능해져
서비스 출시 예정일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5G통신망 임대는 LG유플러스와 논의 중”

허인 KB국민은행장은 금융 서비스의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예정일이 다음 달로 다가왔다. 국민은행이 ‘5G알뜰폰’ 사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아직까지 5G통신망 임대에 대한 사항이 결정되지 않아 예정일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통과…은행에서 통신업까지

국민은행이 ‘5G알뜰폰’ 사업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해당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비금융업인 MVNO 사업을 은행 부수 업무로 인정해줄 것을 규제특례로 신청했다.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된 국민은행은 MVNO 사업자에 등록 및 IT인프라를 구축 과정을 거쳐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국내 최초로 5G서비스를 알뜰폰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며 은행 및 통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이 구상하고 있는 5G알뜰폰 서비스는 혁신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5G알뜰폰 사업을 통해 별도의 공인인증서나 앱 설치 없이 USIM칩만으로 은행 업무는 물론 KB금융그룹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값비싼 5G요금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제공하고 KB금융 고객들에게는 실적에 따라 요금을 할인해줄 방침이다.

이러한 국민은행의 새로운 시도는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040 젊은 세대들은 모바일을 통해 금융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은행이 LTE보다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5G서비스를 선택한 부분에서 젊은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공인인증서나 앱 설치 등으로 모바일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던 중장년층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전 연령대의 고객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MVNO 기반 금융 및 통신 융합 서비스는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더 많은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며 “금융과 통신 융합을 통해 금융거래 프로세스 간소화 및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기반으로 금융 및 통신비용 절감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사진=연합뉴스

◆“아직 5G서비스 확정 아냐”…요금제도 ‘미정’

국민은행이 5G알뜰폰 사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해야 한다. 또한 통신망 임대료인 도매대가를 토대로 알뜰폰 요금제를 산정해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예정일에 맞춰 5G알뜰폰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불분명한 상태다. 당초 금융위에 제시했던 서비스 출시 예정일이 다음 달로 다가왔으나 5G통신망 임대 여부는 아직도 LG유플러스와 논의 중이다. 더불어 아직 알뜰폰 업계에도 5G통신망 임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알뜰폰에 5G서비스 제공 여부가 확실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 아직은 LG유플러스와 논의 중인 단계다”며 “5G서비스가 앞으로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알뜰폰 업계에도 5G서비스를 같이 제공하면 좋을 것 같은데 현재 5G서비스 도입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은행의 알뜰폰 요금제도 5G통신망 임대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5G통신망을 임대한다고 해도 망 도매대가가 고가로 책정된다면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알뜰폰은 요금제가 핵심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요금제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KB금융 고객에게 실적 조건이 충족되면 요금 할인을 해주는 것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통신망을 어떤 가격으로 임대할 수 있는지다. 통신망 임대 가격에 따라 세부적인 요금이 정해지는데 현재 5G통신망 사용에 관한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부적인 요금까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민은행이 5G알뜰폰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5G통신망 임대 여부부터 망 도매대가 산정까지 양사 간 세세한 조율이 필요하다. 만약 양사가 5G통신망 사용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5G알뜰폰 출시 일정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 5G통신망을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국민은행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며 “여러 조건을 맞추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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