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소프트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가 최근 야심 차게 추진 중인 PC MMORPG ‘파이널판타지14’의 ‘제2회 팬페스티벌’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게임 운영 논란으로 3일 만에 800여표가 예매 취소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액토즈는 부랴부랴 추가 공지사항을 올리고 그동안 하지 않던 이용자제재명단 공개 등 행동에 나섰지만 유저들의 비난은 여전히 거세다. 일각에서는 거창하게 준비하는 이번 팬페스티벌도 액토즈의 또 다른 용두사미 사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 운영 논란에 취소된 파판14 팬페스티벌 티켓만 1억여원어치

19일 업계에 따르면 파이널판타지14(이하 파판14)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는 액토즈에 ‘소급제재’, ‘떼법제재’ 등 각종 운영 논란이 불거진 지난 9일 저녁부터 1차 예매 취소 마감일인 11일까지 ‘2019 파판14 팬패스티벌’ 입장권이 800표가량 취소됐다.

‘파판14 팬페스티벌’은 한국에서는 2017년 첫 개최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파판14 팬만을 위한 행사로, 이전까지는 일본, 미국, 독일 등에서 진행됐다. 특히 액토즈는 이번 팬페스티벌을 그간 유럽이나 북미에서 열렸던 팬페스티벌보다 더 큰 규모로 개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팬페스티벌은 오는 10월 5일과 6일 양일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레터라이브와 개발자 패널, 코스프레 콘테스트, 더 피스트 한국 챔피언쉽 등을 비롯해 다양한 굿즈와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다채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액토즈는 5000명 규모로 행사를 추진하며 우선 입장권 500장(2일권, 18만원), 일반 입장권 4500장(2일권, 16만원) 예매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팬페스티벌은 시작도 하기 전 각종 잡음으로 삐그덕거리고 있다.

지난 8일 액토즈는 ‘비매너 신고 및 대응 안내’ 공지사항을 통해 4.55 업데이트로 추가된 56인 던전 ‘발데시온 무기고’에서 특정 유저를 겨냥해 게임진행을 방해한 유저들을 3일 이용제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게임진행방해로 이용정지조치를 받은 유저 중 한 명이 같이 게임진행방해로 제재당한 다른 유저에게 아이템을 준 것 외에는 사건 발생 당시 해당 던전에 입장을 하지 않았고, 게임 내에서 채팅도 하지 않았다고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각종 논란이 시작됐다.

액토즈는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 파판14의 내용이 포함된 게임 내 비매너 행위가 외부 사이트 영상으로 신고가 접수된 경우 영상을 참고자료로 활용해 게임 데이터와 대조해 운영정책에 따라 조치한다”고 설명했지만, 유저들은 “던전에 입장하지 않은 유저를 신고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정황 증거만으로 정지하고 부랴부랴 공지사항으로 해명하는 것 아니냐”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액토즈의 공지사항이나 이용약관 및 운영정책에는 외부 사이트 영상을 근거로 제재를 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또한 기존 운영정책에 규정된 대로 파판14 클라이언트를 이용한 스크린샷이 아닐 경우에는 정식 신고 절차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액토즈는 지난 13일 2차 공지사항을 통해 “신고 시 받은 게임 영상 확인 결과 던전 공략 실패를 사주하면서 성공 시 특정 아이템을 준다고 한 발언이 있었다”며 “관련해 게임 데이터 확인 결과 실제로 해당 콘텐츠 실패 후 두 사람 간의 아이템 거래내역이 확인돼 처벌 시 참고했다”고 해명했다.

파판14 팬페스티벌 예매 현황에 따르면 운영 논란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9일 저녁부터 11일까지 입장권은 800표가량 취소됐다. 취소된 표값은 약 1억2000여만원. 여기에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굿즈 구매력을 고려하면 액토즈가 3일 만에 입은 손해는 약 2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팬페스티벌에 참석해온 유저가 매월 이용권을 구매하고 관련 상품을 사던 골수팬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운영 논란으로 기존 유저가 이탈하고 신규 유입이 줄어 손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액토즈는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특별단속 기간 제재 현황 공개 이후 그동안 하지 않았던 제재 내역을 공개하는 등 성난 여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유저들은 한국 서버 이용권을 철회하고 게임을 그만두거나, 문제가 된 한국 서버 대신 글로벌 서버 이용권을 구매하는 등의 집단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액토즈소프트 블록체인 e스포츠 플랫폼의 주소였던 VSGAME.COM이 현재 액토즈소프트의 e스포츠 담당 자회사 VSGAME의 기업소개 페이지가 됐다. 사진=VSGAME.COM 캡처

◆ 시작은 거창했지만 마무리는 흐지부지한 액토즈

파판14 팬페스티벌은 아직 예매가 끝나지 않아 결과를 속단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액토즈가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흐지부지한 결과를 냈던 사례가 다수 존재했던 만큼, 일각에서는 이번 파판14 팬페스티벌 역시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액토즈는 앞서 2015년 세계적인 인기 IP ‘건담’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SD건담 지 제너레이션 프론티어’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다이남코 게임즈가 개발한 SD건담 지 제너레이션 프론티어는 2013년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400만 다운로드 돌파,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달성한 인기 게임이었다.

하지만 액토즈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뒤 2주 만에 일본의 3배 가격에 달하는 과금 패키지, 확률형 아이템 드랍률 하향 논란, 게임 데이터 임의 수정 등으로 유저들의 불만을 샀다. 유저들은 “일본 서버보다 플레이하기 더 힘들고 어렵고 상품은 비싸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액토즈는 결국 2016년 7월 26일 서비스를 종료라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또 2017년 액토즈가 새로운 e스포츠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선보인 WEGL은 ‘2017 지스타(G-Star)’ 당시 마인크래프트 등 기존 e스포츠 종목이 아닌 게임을 종목으로 채택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지만, 현재는 국내보다 중국에서 배틀그라운드 대회를 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WEGL 출범과 함께 액토즈는 국내 최초로 총상금 1억원 규모의 프로게이머 오디션 프로그램 게임스타코리아(GSK)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GSK는 당초 지난해 6월말 방영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 액토즈는 지난해 10월 사옥 이전 및 아레나 개관 간담회에서 GSK를 2019년 상반기에 선보이겠다고 했지만, 8월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액토즈는 이에 대해 방송사 편성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지난해 3월 고착화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오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던 ‘드래곤네스트M’은 중국에서 출시 전부터 사전예약자 700만명 돌파, 출시 하루 만에 인기 게임 1위, 최고 매출 2위에 올랐던 게임이다. 하지만 국내 출시 후 구글 매출 10위, 애플 7위, 원스토어 2위 등을 기록했다가 콘텐츠 업데이트 지연 등의 이유로 양대 마켓에서 300위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4월 1주년 업데이트로 반등을 노렸지만,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인 게볼루션에 따르면 지난 11위 기준 원스토어 매출 순위 302위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4월 구오하이빈 액토즈 대표가 직접 기자들을 초청해 사업계획을 설명했던 오찬 간담회에서 액토즈는 블록체인 기술을 e스포츠 플랫폼에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연내(2018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액토즈의 블록체인 e스포츠 플랫폼은 예정된 일정에서 8개월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액토즈가 블록체인 e스포츠 플랫폼 주소라며 지난해 10월 소개했던 VSGAME.COM은 현재 액토즈의 e스포츠 담당 자회사 VSGAME을 소개하는 페이지 주소가 됐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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