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지원한 GS그룹 창업주 뜻 이어…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연중캠페인·광복마케팅 등 제품 통한 역사 알리기 및 후원기금 마련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왼)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 사진=GS리테일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GS리테일의 ‘독립 유공자 후손 지원’ 연중캠페인이 재조명 받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독립유공자 후손기금을 조성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허만정 GS그룹 창업주는 독립군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 독립운동을 지지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효주(曉州) 허만정 선생은 생전 백산상회 및 진주여자고등학교 설립 등에 참여해 민족의 독립에 힘을 보탰다.

그는 1914년 상하이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조달하던 ‘백산상회’를 창립한 32인 중 한 명이다. 당시 면직물과 해산물 등의 물품을 판매해 조성된 자금은, 1927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백산상회가 문을 닫기 전까지 독립군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이후 1919년 3·1운동 현장을 목격한 허만정 선생은 고향인 경남 진주로 돌아와 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민족 계몽’에 힘썼다. 본인 소유 함안 땅을 팔아 자금을 마련, 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일본총독부의 훼방에 남자고등보통학교 설립은 무산됐으나, 1925년 진주여고의 전신인 진주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를 개교했다.

GS리테일은 이 같은 허만정 창업주의 뜻을 이어받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금을 마련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는 허만정 선생의 손주로, 독도 알리기 및 위안부 피해자 기금 모금 활동 등의 노력을 해왔다. 애국의 ‘대물림’인 셈이다.

사진=GS리테일

올해 GS리테일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연중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국가보훈처가 내세운 표어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를 전파하는데 GS리테일이 나선 것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독립기념관, 협력업체 등과 손잡고 다양한 역사 알리기·후원기금 조성 이벤트를 선보였다.

특히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 역사 알리기와 독도 영유권 강화를 위한 캠페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GS리테일은 독립운동과 한국전쟁에 관련된 중요한 태극기 역사를 소개하는 스티커를 제작, 도시락 전 상품에 부착했다. 스티커에는 1945년 한국광복군의 독립 서명문이 담긴 태극기와 이철희 특무상사(한국전쟁 영웅 중 한 명)의 태극기 등 문화재 자료들이 담겼다.

이번 캠페인은 편의점 GS25뿐만 아니라 GS더프레시(GS수퍼마켓), 랄라블라(헬스앤뷰티스토어), GS프레시(온라인 쇼핑몰) 등 GS리테일의 유통채널을 총동원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소매점은 전국 1만3500여개로, 각 점포에서는 이벤트를 통해 ‘독도는 우리땅’의 메시지를 담은 에코백을 제공하기도 했다.

GS리테일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장기화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日대체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편의점 경쟁사들을 제치고 이른바 ‘애국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실제 GS25는 국민정서를 고려해 전범기업 ‘모리나가제과’ 제품 판매를 올 초부터 중단했다. 현재 GS25는 노노재팬(일본제품불매) 사이트에서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의 대체 편의점 목록에 올랐다.

김마리아 열사 동상(왼) 및 영주귀국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금 전달식 포스터. 사진=연합뉴스, 국가보훈처

독립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여성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데 힘쓴 점도 눈길을 끈다. 그간 유관순 열사 외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와 함께 선정한 여성 독립운동가 51인에는 함경북도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고 고문 끝에 열일곱의 나이로 감옥에서 사망한 동풍신 열사 및 도쿄 2·8독립선언에 참여한 임시정부 최초 여성 대의원 김마리아 등이 포함됐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GS25에서 판매 중인 도시락 전 상품에 여성 독립운동가 스티커를 부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시락은 판매 외에도 전국 곳곳에 700인분 가량 기부돼 여성 독립운동가 업적을 알리는 데 큰 효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이달의 독립운동가 소개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희망 나눔 소품 증정 100명과 함께하는 상해임시정부 발자취 기행 등 다양한 애국심 고취 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캠페인을 통해 모아진 기금 2억원은 지난 13일 백범김구 기념관에서 ‘영주귀국 독립유공 후손’에게 전달됐다. 이들은 중국 등 해외에 거주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해당 지원금은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 및 안정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3대에 걸쳐 독립군 및 독립유공자 후손을 지원하는 GS리테일의 캠페인은 최근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등의 이슈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비춰진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GS25의 전신은 LG25로, 대한민국 토종 유통 브랜드다. 지난해부터 국가보훈처의 캐치프레이즈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를 전파하는데 함께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을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라며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GS리테일의 연중캠페인이 맞물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욱 이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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