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처리지원금, 벌금, 변호사선임비용 보장 담보 비슷
회사별 담보 최고한도는 상이
DB손보, 담보 가짓수 많은 만큼 보험료 더 비싸…실속은 글쎄

자동차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은 비슷해 보이지만 가장 큰 차이는 보장범위의 차이로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민사적 책임을 보장하고 운전자보험은 형사적·행정적 책임을 보장한다.

대개 단순한 일반 교통사고의 경우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해 보험 처리가 가능하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뺑소니 사고의 가해자인 경우 ▲12대 중과실 사고인 경우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피해자와 합의를 해야 하며 자동차 종합보험을 가입하고 있더라도 합의금은 보상이 되지 않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 운전자보험, 12대 중과실 등 형사적·행정적 책임 보장

이때 운전자보험은 자동차 사고 발생 시 자동차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12대 중과실 사고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됐을 때 각종 책임에 대한 배상을 보상한다.

12대 중과실 사고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앞지르기·끼어들기위반, 철길건널목 통과방법위반, 횡단보도사고, 무면허운전, 음주·약물복용운전, 보도침범, 승객추락방지의무 위반,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운전의무 위반, 마지막은 화물고정조치 위반으로 자동차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고 운전한 경우다.

또 중상해란 사람의 신체를 다치게 해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하거나 신체의 상해로 인해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경우를 말한다.

운전자보험은 핵심적인 담보가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벌금, 변호사선임비용 등 3가지로 비교적 담보 구성이 단순하기 때문에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하는지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주요보험회사인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의 운전자보험을 비교하고자 한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설계사와 대면이 필요없는 다이렉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해 다이렉트 상품을 선택했다.

가입조건은 20년납 20년만기 39세 남자, 상해 1급 자가용 운전 기준이며 KB손보의 경우 기본형 9000원, 표준형 1만2000원, 고급형 1만5000원, DB손보의 경우 실속형 8900원, 표준형 1만원, 고급형 1만9900원으로 구성돼 있다.

보험사별 담보 비교표. 자료=각 사 취합.

◆ DB손보, 보험료 비싼 만큼 실속은 없어

양사 동일하게 고급형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KB손보가 보장하는 담보 갯수는 17개, DB손보는 24개로 보장하는 담보 가짓수와 보장 한도면에서는 DB손보가 KB손보 보다 낫다고 여겨질 수 있다.

특히 운전자보험에서 핵심적인 담보라고 할 수 있는 벌금, 변호사선임비용은 두 회사 모두 각각 2000만원씩 동일한 한도로 보상하지만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DB손보가 1억원으로 5000만원인 KB손보의 2배를 보장한다. 자동차부상치료비도 DB손보가 800만원 한도로 보상해 KB손보의 600만원보다 높게 보장한다.

그러나 교통사고처리지원금과 자동차부상치료비를 제외한 DB손보의 보장담보를 자세히 살펴보면 가격대비 실속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자전거사고처리지원금, 신깁스치료비 등 필요 없어 보이거나 같은 보험 안에서도 중복되는 담보가 있어 고급형이라는 구색을 맞추려 가짓수를 늘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이미 다른 보험에서 가입했을 법한 담보들이 주를 이뤄 중복가입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벌금, 변호사선임비용 등 실손담보를 제외한 나머지 담보들은 정액담보이기 때문에 여러 군데 가입하더라도 중복보상은 가능하지만 비용부담이 커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소위 ‘가성비’도 따져봐야 한다. KB손보는 보험료가 1만5000원, DB손보는 1만9900원으로 1/4가량 DB손보의 보험료가 비싸다.

특히 환급률을 따져보면 KB손보가 만기 시 57.6%, DB손보가 32.3%로 차이가 컸다. 이를 바탕으로 같은 고급형 운전자 보험을 가입한다면 보험료와 환급률, 보장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KB손보가 가격대비 낫다고 여겨진다.

한편 운전자보험 가입 시 주의할 사항으로는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벌금, 변호사선임비용 등 비용담보의 경우 여러 군데 가입했다고 해서 모두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 손해를 보상하는 실손 담보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많이 놓치는 것이 12대 중과실 사고에 대해 모두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음주·약물복용이나 무면허 운전사고는 보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또 고의, 사고를 내고 도주했을 때, 자동차를 경기용이나 경기를 위한 연습용으로 운전하던 중 사고를 일으킨 때는 약관상 면책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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