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임금피크제…'윈윈'하는 4대은행
맞춤형 임금피크제…'윈윈'하는 4대은행
  • 임정희 기자
  • 승인 2019.08.05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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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간 이견 없는’ 임금피크제 정착 방안 강구
임금피크제 ‘견인책’ 내놓는 은행들
경험 많은 ‘시니어 인력’ 활용도 높여
사진=연합뉴스
4대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이 임금피크제 안착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인력 구조 개편이 시급한 만큼 임금피크제가 노사 간의 이견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함이다.

최근 은행들은 인건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영업점 축소와 디지털 서비스 확대로 전반적인 인력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규채용 확대를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권엔 관리자 비중이 높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가 만연해 인사적체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2004년부터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 은행권의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은 만 56세다.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면서도 이들에 대한 인건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신입사원 채용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노사 간의 대립은 첨예하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급여가 깎이는 문제이기 때문에 임금피크제의 진입 연령 및 임금 삭감 비율을 두고 노사 간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더불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시니어 인력들은 경험과 지혜가 풍부함에도 주요 업무에 밀려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KB국민은행 노조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와 성과급 등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만 56세가 되는 해 1월 1일부터로 제안했으나 노조는 진입 연령을 만 57세로 주장하며 이견을 보였다. 결국 파업 이후 국민은행과 노조는 임금피크제 기준 연령을 만 56세로 정하며 합의를 봤다.

◆시중은행의 임금피크제 ‘견인책’

은행들은 부작용 없이 임금피크제를 안착시키는 동시에 시니어 인력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민은행은 시니어 직원의 선택권을 보장해주고 있다. 시니어 직원은 임금피크제 진입 시 원하는 부서를 선택해 배치될 수 있다. 오랜 기간 일하면서 높은 업무 역량을 갖춘 이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업무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은행은 기본급과 함께 성과에 따른 보상을 급여로 지급하고 있다. 특히 마케팅 직무의 경우 기본급이 일반 직무의 50% 수준이지만 인센티브를 수익 실적과 비례해 지급한다. 영업 능력이 높은 시니어 직원은 마케팅 직군에서 자신의 성과에 따라 더 높은 급여를 책정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아너스(honors)’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 아너스는 2016년부터 시작된 차등형 임금피크제로 높은 성과를 거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적용을 1년씩 늦춰주는 제도다. 신한 아너스는 1년마다 자격이 갱신되며 성과만 좋다면 퇴직 시까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고도 일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영업 일선에 있는 지점장에게 성과 및 역량 평가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유예해주고 있다. 임금피크제 진입이 유예된 지점장에겐 별도의 감액 없이 급여 100%를 지급하고 만 60세까지 지점장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역량이 우수한 시니어 직원의 영업 노하우 및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고 임금피크제 진입을 앞둔 지점장들의 동기 부여를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우수한 영업력을 보유한 시니어 직원을 영업 본부에 배치한다. 이들은 중소기업 영업 지원을 위한 신규 고객 발굴 및 마케팅 지원 등의 업무는 물론이고 후배 직원들에게 영업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시니어 직원이 업무에서 본인들이 가진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특히 좋은 성과를 내는 직원에겐 임금피크제를 유예해주거나 보상책을 마련함으로써 그만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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