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민아 기자

“지점에 근무하다 보면 노인들이 대화 상대를 찾아서 전화를 거는 경우도 많다. 젊은 투자자에 비해 투자 경험이 많아서 일일이 자문을 구할 필요가 없음에도 매번 전화를 건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관계자의 말이다. 해당 관계자는 영업 지점에 근무한 경력이 있어 지점 사정에 밝았다.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주식거래가 가능해짐에도 노인 고객들은 여전히 지점 직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모바일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증권 지점 수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지점 직원을 찾는 발길도 뜸해졌다. 증권사 관계자의 말처럼 일반 개인 투자자 중에서는 고령 고객이 아니라면 수화기를 들어 지점 직원에게 문의하는 경우가 드물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투자자의 연령은 고령화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2216사의 개인 실질주주는 40대가 153만명(27.6%)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43만명(25.7%)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30대 104만명(18.7%) ▲60대 79만명(14.2%) ▲20대 32만명(5.7%) ▲70대 28만명(5.1%) 등으로 나타났다. 50·60대 주주가 20대 주주보다 많았고 70대 주주는 20대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이다.

보유주식 수로 보면 고령화가 더욱 확실히 드러난다. 50대가 135억주(33.0%)를 보유해 가장 많았고 ▲40대 108억주(26.5%) ▲60대 78억주(19.0%) ▲30대 40억주(9.7%) ▲70대 32억주(7.9%) 등으로 나타났다. 20대는 7억주를 소유해 전체의 1.7%에 불과했다.

즉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의 대부분이 40대 이상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증권업계에 부는 ‘유튜브 바람’은 젊은 고객 유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토크쇼, 대학생 서포터즈의 체험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투자정보나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의 주요 고객이 될 2030세대의 이용률이 높은 채널을 통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사회공헌으로 눈을 돌리면 노인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진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인 미래에셋대우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문화체험단, 비전프로젝트, 금융진로교육 등이다.

업계 순이익 1위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아동·청소년 사회공헌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행복나눔, 사랑나눔’을 기반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꿈을 꾸는 아이들’ 장기 프로젝트 ▲급식 지원사업 ▲어린이 축구·경제교실 등 저소득층 유·청소년을 위한 지원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농촌에 기반을 둔 NH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1사 1촌 자매결연을 맺고 농촌 마을에서의 휴가 보내기 등 고령화시대에 소외받는 어르신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희망나눔 장학생’ 제도를 통해 저소득층 가정의 고등학생을 지원하면서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공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브로커리지에서 얻는 수익의 비중이 날로 줄어들면서 증권사들이 관련 마케팅에 힘을 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개인 고객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증권사들이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아동·청소년 그리고 20대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눈앞의 중요 고객인 고령층을 위한 마케팅 및 사회공헌 활동에도 무게를 둬야 한다. 그래야만 현재의 20대 고객이 60, 70대가 돼도 자신을 위한 증권사에 계속 머물게 된다. 이것이 진정한 미래 고객 확보가 아닐까.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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