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CB 편법거래 등 의혹…SNS에 ‘라임리스트’ 나돌아
“주가 하락 등 사업에 부정적 영향 많아, 필요 시 법적대응 진행”
라임자산 “현 사태 조속히 마무리 돼야…관계당국 요청시 협조”

사진=라임자산운용
사진=라임자산운용

“‘좀비기업’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정상적인 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기업이다.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만 갖고 이런 피해를 입어 난감하다”

소위 ‘라임리스트’에 오르며 주가 폭락 등 라임사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30일 라임자산운용과 관련된 기업체들은 서울 여의도에서 언론보도 피해기업 합동 간담회를 열고 라임사태의 조소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네페스신소재, 동양네트웍스, 디에이테크놀로지, 리드, 블러썸엠앤씨, 슈펙스비앤피, 에너전트, 에스모, 에이스테크, 젬백스, 폴루스바이오팜, 제주스타그룹 등 12개 기업이 참석했다.

라임사태는 한 경제매체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를 하고 있고 전환사채(CB) 편법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등의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SNS와 각종 주식관련 카페 등에는 라임자산운용이 현재 보유 중이라고 알려진 주식이 나열된 ‘라임 리스트’가 돌기도 했다.

이민근 네펙스신소재 이사는 “최근 한 매체에서 라임자산운용 관련 기사가 보도된 후 증권가 찌라시를 통해 소위 ‘라임리스트’ 기업 명단이 돌았다”며 “이에 포함된 주요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한 주 만에 약 3300억원 증발했고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면서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 이사에 따르면 라임 사태 발생으로 라임자산운용의 투자를 받은 A사는 다음 달로 예정된 ‘장래 매출채권 담보사채(ABL)’ 발행을 취소했다. A사는 신규수주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재료비 조달 목적으로 ABL 발행을 추진했다. 라임자산운용은 A사와 조건 협상을 마치고 수익자 모집 진행 및 실사 일정을 수립했으나 라임사태 발생으로 판매사가 신규펀드판매 중단을 요청해 A사의 ABL 발행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또 기업들은 주가 급락에 따른 메자닌 발행사들의 조기상환 위험이 현실화 되고 코스닥 메자닌 시장 위축으로 신규 자금조달 및 차환 리스크에 노출됐다. 게다가 좀비기업이라는 낙인효과 발생으로 기업 이미지도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이에 적극적인 언론대응과 투자자 소통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고 부정적인 언론 보도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 회복이 필요하다”며 “필요 시 손해배상 소송 등의 법적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합동 간담회에서는 피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피해상황을 공유했다.

자동차용 전장 부품을 제조하는 에스모 관계자는 “최근 SK텔레콤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굉장히 큰 호재가 있었음에도 라임리스트 오명을 쓰면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2년 전부터 라임자산운용과 거래를 시작했고 라임 자금을 받아 신규 사업을 진행면서 주주 가치를 증대시켰다”며 “라임 투자자에게는 수익률로 보답하는 선순환 구조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좋지 않은 기업으로 평가를 받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LCD 제조장비와 반도체 장비 및 S/W 제조기업 리드의 관계자 역시 라임사태에 우려감을 드러냈다. 해당 관계자는 “최근 사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라임자산운용의 도움을 받아 의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됐다”며 “주 거래처에서 대규모로 수주했던 계약과 예정된 계약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계약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존에 하던 정상적인 사업이 확인되지 않은 찌라시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해당 사태가 장기화되면 내부 문제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피해로 크게 번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상철 라임자산운용 대체투자전략본부 부장은 “최근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으로 피투자기업과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 펀드 수익자 등에게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즉각적인 해명을 했음에도 사그라들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헤지펀드로서 다양한 투자 활동을 진행하는데 의혹만으로 피투자기업이 좀비기업으로 치부되는게 안타깝다”며 “현 사태가 조속히 매듭지어지는 것이 중요하고 관계당국 요청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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