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 회장, ‘급한 불’ 놔두고 ‘한 눈 팔기’
서경배 아모레 회장, ‘급한 불’ 놔두고 ‘한 눈 팔기’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9.07.24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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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실적 악화에도 ‘서경배과학재단’ 80억 지원
폐점 위기 가맹점주 ‘뒷전’…아모레 “과학재단, 회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서경배과학재단’에 80억원 가량의 주식을 증여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서 회장이 그룹의 실적 부진과 가맹점주 상생안 협의 등 현안 조율에 뒷짐을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5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서경배 회장이 본인 소유 주식 30만 주를 서경배과학재단에 추가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15일 종가 기준 80억원 어치로 알려졌다.

서경배과학재단은 2016년 9월 기초과학 발전을 목적으로 서 회장의 사재를 털어 설립됐다. 해당 재단은 서 회장이 증여한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기준 재단은 서 회장의 주식 출연금으로 신진과학자 연구에 61억 원을 지원했다.

서 회장의 주식 증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설립 당시 3000억원을 출연한 이후 지난해 1월 10만주, 12월 8만4000주를 증여했다. 설립 당시 서 회장은 1조원까지 출연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경배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그룹 내 ‘급한 불’은 외면한 채 엉뚱한 곳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실적 부진과 가맹점주와의 갈등으로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업계 라이벌인 LG생활건강과 영업이익이 1000억원 넘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의 2019년 1분기 매출은 1조6425억원, 영업이익은 2048억원인 반면,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은 1조8748억, 영업이익은 3221억원에 달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6년 실적(매출 6조6976억원, 영업이익 1조828억원)에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역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이 영향을 미친 2017년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은 해마다 감소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최근 2년간 실적은 ▲2017년 매출 6조291억원, 영업이익 7315억원 ▲2018년 6조782억원, 영업이익 5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 오르는 것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5%가량 감소했다. 사실상 ‘업계 1위’ 타이틀은 경쟁사인 LG생활건강으로 넘어간 셈이다.

그룹 차원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피해는 고스란히 로드숍 가맹점주들에게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이 눈앞의 매출 신장에만 급급해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편집숍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용산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앞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수익독점 규탄 및 상생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해당 집회를 통해 ▲올리브영 등 편집숍에 아리따움 제품 납품 중단 ▲쿠팡, 아리따움 온라인직영몰 등 온라인몰의 할인율을 오프라인 매장의 할인율과 동일화 ▲제품 반품 및 대금 정산의 합리적 개선 등을 요구했다.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이커머스와 경쟁업체인 H&B(헬스앤뷰티)스토어에 입점해 할인 혜택을 제공, 오히려 가맹점주들과 경쟁을 벌인다”며 “본사에 계속 이런 내용으로 요구를 해왔지만 책임 있는 인사가 면담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룹 내 잡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핵심 전략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내세웠던 전략인 ‘혁신 상품 개발·고객 경험 강화·글로벌 사업 다각화’에 올해 ‘디지털을 활용한 고객 소통 강화’를 더한 것이 전부다. 이커머스 등 성장하는 유통 채널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지만 오히려 가맹점주들에게는 독으로 작용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을 연구하는 기술연구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중은 전체 매출의 2.3%에 머물렀다. 서경배 회장의 주식 증여가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이유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과학재단은 서경배 회장의 개인 사재로 출연된 재단으로, 회사 전략 방향과는 무관하다”며 “또한 본사는 22일 열린 집회를 통해 가맹점주들의 입장을 경청했고, 상생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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