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중국 화웨이가 북한의 3G 이동통신망 구축을 8년 동안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북한의 3G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몰래 관여해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의 국유 기업 ‘판다 국제 정보기술(이하 판다)’과 함께 지난 8년 동안 북한 내부의 이동통신망 구축, 통신망 장비의 유지 및 보수 등 여러 국가사업에 참여했다.

화웨이가 북한 이동통신망 구축을 도울 수 있던 것은 판다와 북한의 무선통신업체 ‘체오(CHEO)’가 연관돼 있던 덕분이다. 체오는 북한에서 ‘고려링크’라는 이름의 휴대전화 사업을 벌였다.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과 북한의 조선우편통신공사 산하 조선체신회사가 지분합작으로 설립한 무선통신업체 ‘체오’의 설립 계약서에는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최고경영자(CEO)의 서명과 함께 판다 회장의 서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판다와 기술 제휴 명목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판다가 화웨이 참여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화웨이가 북한 기지국과 안테나 등을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오라스콤은 지난해 9월 체오 운영을 위해 유엔 제재 면제를 받았다. 이들은 2015년까지 북한의 통신망 운영 독점권을 얻은 상태다.

화웨이뿐 아니라 중국 ZTE도 북한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북한은 중국의 또 다른 통신장비업체인 ZTE의 장비를 사용하는 통신업체 ‘강송’을 설립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강송은 기존의 통신업체 고려링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관해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는 파악 해봐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와 북한의 관계는 매우 좋다. 우리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