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수의 로스쿨, 학생 주도 리걸클리닉 대법원 법정조언자의견서 (Amicus Brief) 제출 관행 보편화

로스쿨 김주영 센터장. 사진=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 2019년 1학기에 개설한 임상법학 강좌 중 하나인 최고법원변론클리닉은 최근 대법원에서 공개변론이 열린 바 있는 전원합의체 사건 (대법원 2016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사건)에 관한 의견서를 작성해 19일 재판부에 제출했다.

최고법원변론클리닉은 학생들이 실제 대법원 상고사건,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사건 등의 수행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법률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김주영 교수(공익법률센터장)과 상근 지도변호사들의 지도와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하에 운영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에 배우자인 남편이 동의해 출생한 자녀의 경우, 부(夫)와 유전자형이 배치됨이 밝혀진 자녀의 경우 등에도 민법의 친생추정 규정에 따라 자가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는지 아니면 친생추정의 예외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최고법원변론클리닉은 지난 5월22일 열린 공개변론에 앞서 공개변론 쟁점에 관한 세미나 수업을 가진 후 대법원 공개변론을 동영상으로 참관했으며 이후 토론을 거쳐 의견서 작성 방향을 결정했다.

그 후 학생들(김윤진, 박희훈, 김광표)이 작성한 의견서 초안들을 지도변호사가 취합하여 종합한 후 지도교수의 감수를 거쳐 완성된 최종 의견서를 제출하게 됐다.

의견서 작성에 참여한 김윤진 학생(서울대 로스쿨 2학년)은 “대상사건에 관한 법원의 판단은 결국 현행 민법상 친생추정의 의미와 친생추정의 예외 인정 범위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이 사안의 결론은 가족관계 관련 법제도뿐만 아니라 친자관계에 기초한 상호부양, 상속 등 사회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처럼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이슈에 관하여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예비법률가로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김주영 교수는 “미국 등 해외 유수의 로스쿨에서는 이미 학생들이 리걸클리닉을 통해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사건의 진행에 참여하는 일이 이례적이지 않다”며 “이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법률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고 동시에 법률가로서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예일, 하버드 등 유수의 로스쿨들은 최고법원변론클리닉을 통해 대법원에 법정조언자의견서 (Amicus Brief)를 제출하는 관행이 이미 보편화 되어 있다”며 “우리 클리닉의 첫 시도가 로스쿨 임상법학교육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한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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