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이 엔씨소프트의 게임 어시스턴트 AI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변인호 기자

엔씨소프트가 2011년부터 갈고 닦아 온 인공지능(AI) 기술이 어떻게 연구되고, 어디에 적용되고 있는지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1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NC AI 미디어 토크’를 개최하고, AI 연구개발(R&D) 특징과 현황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운희 엔씨소프트 미디어인텔리전스랩 실장, 이재준 AI센터장, 장정선 자연어처리(NLP)센터장이 참석했다.

엔씨 AI R&D는 크게 4가지 특징이 있다. ▲기반 기술 R&D로 근본적인 혁신을 추구한다. 또 ▲‘AI DAY’나 ‘AI 미디어 토크’ 등을 통해 활발하게 내·외부 소통을 진행하고 ▲기술 세미나나 국내외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등 대학원 연구실 분위기를 추구한다. 아울러 ▲일방적인 과제를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풀 수 있는 과제를 연구하며 산학 협력도 진행한다.

엔씨의 AI R&D 조직은 AI센터, NLP센터 산하 5개의 랩(Lab)으로 구성돼 있다. 2011년 2월에 출범한 엔씨 AI TF는 2012년 12월 AI으로, 2016년 1월에는 AI센터가 됐다. NLP센터는 2015년 1월 AI랩 산하 NLP팀에서 시작해 2016년 1월 AI센터 산하 NLP랩이었다가 2017년 9월 센터로 확대됐다. 엔씨 AI센터와 NLP센터는 AI 전문 연구인력 150여명으로 구성됐다. AI센터는 산하에 ▲게임 AI랩 ▲스피치랩 ▲비전 AI랩을 두고 있다. NLP센터는 ▲언어(Language) 랩 ▲지식(Knowledge) 랩으로 구성됐다.

먼저 발표자로 나선 이재준 AI센터장은 “R&D는 시작하면 실패하고 재도전 하는 일이 많다”며 “AI센터는 ‘게임 어시스턴트 AI’라는 이름으로 게임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AI랩은 게임 개발·서비스를 돕는 AI 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의 ‘무한의 탑’에 사용자와 대결(PVP)하는 ‘비무 AI’를 만들었다. 지난해 9월 15일에는 e스포츠 대회 ‘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선 현장에서 ‘블소 비무 AI 이벤트 매치’를 선보였다.

엔씨는 각각 다른 학습체계를 적용한 ▲공수 균형 ▲방어형 ▲공격형 AI를 유럽, 중국, 한국 선수 상대로 선보였다. 선수들은 상대가 AI라는 것을 모르는 채 ‘DES_KnightJ’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비무 AI와 대결했다. 비무 AI는 최종 스코어 1대 2로 패배했지만, 엔씨는 큰 규모의 상용 게임에서도 AI가 적용된 서비스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스피치랩은 모바일 기기에서 음성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보이스 커맨드 기술 등을 연구한다. 스피치랩이 딥러닝 합성 모델을 통해 김영하 작가의 목소리로 만든 음성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게임 ‘리니지M’ 광고 “메티스, 혈맹에 전투 지원 요청”이라고 말을 하면 AI가 그 말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비전 AI랩은 주어진 이미지·동영상을 인식·이해하고 의도에 따라 이미지를 생성하고 변형하는 AI 기술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특정 정보를 담은 영상을 생성하는 기술은 실제 산업 환경에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엔씨소프트는 게임 아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LP센터의 언어 AI랩은 자연어처리 기반 기술 외에도 질의응답 기술, 대화 기술, 문서 요약 기술, 이야기 생성 기술 등을 연구한다. AI가 텍스트의 중요한 내용을 파악해서 요약할 수 있도록 사람의 언어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응용 기술 등을 연구한다.

엔씨는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의 2.0 버전을 지난 4월 선보였다. 지난해 7월 1.0 버전으로 출시된 PAIGE는 AI 기술을 활용해 야구 콘텐츠를 생성·요약·편집해 이용자가 원하는 야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PAIGE는 NLP센터가 보유한 언어 AI 기술과 지식 AI 기술을 핵심으로 한다. 언어 AI 기술은 텍스트 콘텐츠를 분석·요약·생성하는 기술과 사용자가 AI에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질의응답 대화 기술이다. 지식 AI 기술은 데이터의 흥미도를 측정·분석해 텍스트, 인포그래픽 등의 형태로 변환해 제공한다.

지식 AI 랩은 다양한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지식을 추출해 저장하고, 새로운 지식을 추론하거나 생성·전달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주변의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별 사용자에게 맞는 흥미로운 정보와 콘텐츠를 생성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정선 NLP센터장은 “AI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경기 요약, 야구 중계 등을 분석하는 미디어 분야와 하이라이트 등의 정보를 분석하는 정보 분야, 콘텐츠의 감정을 고려한 사용자와의 교감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NC AI DAY 2019 현장. 사진=엔씨소프트

이외에도 엔씨는 지난해부터 내·외부 소통 및 산학 협력 차원에서 AI 컨퍼런스 ‘NC AI DAY’도 개최하고 있다. AI DAY는 엔씨 5개 AI 영역의 연구 토픽과 최신 기술,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로 엔씨 연구원들, 국내 최고의 교수 및 연구실 구성원이 함께 모여 서로 배우고 교류한다.

특히 엔씨는 국내 AI 분야 대학원 연구실 13곳과 연구 협력을 맺는 등 산학 협력을 통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NC AI DAY 2019’에는 ▲서울대 ▲카이스트 ▲연세대 ▲고려대 등 13개교 30개 AI 관련 연구실 연구진 등 총 360명이 참석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운희 실장은 “엔씨의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도구”라며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해 새로운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현업에 계신 분들과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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