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GS 영업익 ‘맑음’, 해외수주 및 원가율 개선 등 영향
삼성·대우는 해외 공기지연, 매출 둔화 등 ‘먹구름’
건설경기 악화·분양가상한제 이슈 맞물려, 하반기 전망 불투명

GS건설과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올 2분기 주요 건설사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건설경기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까지 검토하고 있어 하반기까지 시장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가 이어질 예정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주요 5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기준)의 2분기 추정 매출은 14조816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6조8760억원) 대비 2조원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9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2%정도 줄어든 9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매출 둔화에도 영업이익 하락은 막으며 선방했다.

현대건설 매출은 지난해 2분기 4조2401억원보다 0.2% 줄어든 4조2333억원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준 2209억원에서 9.2% 오른 24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건설은 앞서 5월 이라크에서 2조9000억원대 초대형 해수공급시설 수주권을 따낸 데 이어 최근 3조2000억원 규모 사우디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삼성물산 사옥, 대우건설 사옥, 대림산업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우건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 진입 쾌거를 거둔 GS건설 역시 올 2분기 실적 호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2192억원 대비 3.4% 올랐다. 매출은 전년 동기 3조5819억원에서 21.2% 줄어든 2조8212억원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건축·주택부문 원가율이 개선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대우건설의 실적 추정치는 전년 대비 위축된 모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 2분기 매출액은 3조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430억원) 대비 0.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준 영업이익은 44.9% 빠진 1340억원으로 전망된다.

1분기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이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홍콩 지하철 프로젝트, 호주 도로공사 등 일부 해외 사업이 지연됨에 따른 비용 증가가 손실로 잡히면서 영업이익 급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물산은 베트남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공사, 말레이시아 빌딩 공사 등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2분기 대림산업의 예상되는 매출은 2조4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9570억원 대비 17.7% 줄었다. 영업이익은 2250억원에서 6.2% 감소한 2109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예정된 대규모 해외 플랜트 사업 등 영향으로 실적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이달 현대케미칼 수주(6000억원)를 시작으로 LG화학 추가 발주(1000억원), 4분기 러시아 옴스크 정유공장(3000억원), 미국 걸프만2 프로젝트(6500억원), 오만 고순도테레프탈산(PTA) 플랜트 경쟁 입찰(6000억원), 대국 PTTGC 아로마틱스 수의계약(1000억원) 등이 예정돼 있다”며 “하반기 해외 플랜트 수주부문에서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의 올 2분기 예상되는 매출액은 2조1909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9639억원 대비 26.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40억원으로 같은 기준 1617억원 보다 23.3% 줄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이 15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대우건설 실적은 외형 축소가 지속되지만 수익성은 공기지연에 따른 해외 사업장 비용 선반영, 성과급 지급이 있던 1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해외 플랜트 수주 여부에 따라 전망이 엇갈린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까지 검토하고 나선 상황에서 주택사업 부문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국내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하반기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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