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방조 혐의, 현직인 이정훈 강동구청장도 불구속 기소

서울 남부지검.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자산운용 산하 사모펀드(PEF)가 투자 손실이 예상되자 이를 피하려고 ‘사기적 부정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나 회사 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더불어 이정훈 강동구청장도 서울시의원 시절 이 거래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같이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박광배 단장)은 허위공시 등 부정한 수단으로 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모펀드(PEF) 부문 유모(53) 전 대표와 유모(45) 상무, 사채업자 이모(48)씨와 변모(49)씨, 코스닥상장사 ‘와이디온라인’ 이모(49) 대표,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총 14명에 이른다.

유 전 대표는 투자했던 게임회사 와이디온라인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사채업자들에게 회사 지분을 부정하게 넘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대표 등은 2017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 사이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자회사 ‘시니안유한회사’를 통해 보유하던 코스닥 상장 게임회사 와이디온라인이 부도 위기를 맞고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투자금 회수를 위해 사채업자들이 형식적으로 설립한 법인 클라우드매직에 와이디온라인 주식 약 856만주를 매도했다.

그 과정에서 와이디클라우드 변 전 대표와 모의, 정상적으로 인수하는 것처럼 허위 공시를 해 269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유 전 대표 등은 사채업자들에게 와이디온라인의 법인 통장을 넘겨줘 85억원을 무단 인출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쳐 특경법상 배임 혐의도 받는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허위 인터뷰를 통해 동생인 사채업자 이모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클라우드매직은 이 구청장이 서울시의원 시절 대표를 맡았다는 이유로 한때 투자자들에게 이목을 끌었던 업체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당시 클라우드매직의 명의상 대표에 불과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1월 서울시의원 재임 당시 ‘자본금이 10억원대에 불과한 클라우드매직이 어떻게 코스닥상장사를 인수하나’ ‘시의원과 대표직을 겸할 수 있나’ 등 질문에 클라우드매직이 우량한 중소기업이며 전문 경영인을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구청장 인터뷰 등이 보도되면서 와이디온라인 주식은 일종의 ‘정치 테마주’가 됐다. 그러나 수사가 시작된 12월을 기점으로 주가는 폭락해 손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전가됐다. 2017년 12월 인수합병 계약 당시 1주당 평균 5000원이었던 주가는 검찰이 수사를 개시한 지난해 12월 평균 800원으로 폭락한 것이다.

검찰은 자금력이 풍부해 자기자본으로 와이디온라인을 인수한다던 이 구청장의 과거 인터뷰는 허위였으며 이런 인터뷰로 이 구청장이 사채업자인 자신의 친동생의 범행을 도왔다고 보고있다. 이 구청장의 동생은 다른 사건으로 재판에서 유죄를 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현재 와이디온라인은 재무상황이 악화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고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으며 현재 회생 절차가 진행중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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