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캡슐 맥주 제조기 ‘LG 홈브루’. 사진=변인호 기자

갓 만든 수제 맥주를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세계 최초 캡슐 맥주 제조기가 나왔다.

LG전자는 16일 서울 종로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LG 홈브루(HomeBrew)’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닉 메타 주한 영국대사 부대사, 영국 문톤스(Muntons)의 나이젤 데이비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참석했다. 문톤스는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 맥아를 공급하고 있는 기업으로, 홈브루의 캡슐 맥주 패키지를 제조한다.

홈브루는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맥주 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특히 LG전자는 홈브루를 위해 98년 전통의 세계적 몰트(Malt, 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즙) 제조사 문톤스와 함께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를 공동개발했다.

최상규 사장은 “집에서 제대로 쉬는 ‘홈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홈브루를 개발했다”며 “최상의 맥주 맛을 위해 2000번 이상 실패하고 30톤 이상의 맥주를 버렸다”고 강조했다.

홈브루 캡슐 패키지에는 맥주의 주원료인 맥즙 팩과 함께 ▲플레이버(Flavor, 맥주 향)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오일(Hop Oil) ▲발효를 돕는 이스트(Yeast, 효모) 등 3개의 캡슐이 한 세트로 구성됐다.

홈브루로 제조할 수 있는 맥주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 India Pale Ale) ▲페일 에일(Pale Ale) ▲스타우트(Stout) ▲위트(Wheat) ▲필스너(Pilsner) 등 총 5종이다. 취향에 따라 2~3주 만에 5리터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선정된 5종의 맥주는 전 세계에서 인기 있는 종류다.

밀맥주인 위트 제조는 약 9일이 걸리고, 발효가 가장 오래 걸리는 라거맥주 필스너는 21일가량 걸린다. 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는 2주 안팎이다. 최상규 사장에 따르면 LG전자는 문톤스와 추가 레시피 및 레시피를 조합하는 커스텀 레시피도 개발하고 있다. 만약 새로운 캡슐 맥주 패키지가 추가되면 홈브루에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한 뒤 제조하면 된다.

 

왼쪽부터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사진=변인호 기자

송대현 사장은 “홈브루는 처음부터 한국 시장만을 타깃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같이 염두하고 있었다”며 “한국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의 입맛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홈브루를 개발하며 ‘마이크로 브루잉(Micro Brewing) 공법’을 도입했다. 맥주 종류에 맞는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온도, 압력, 시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홈브루는 인버터 컴프레서와 발효 알고리즘을 이용해 전기료 부담을 낮췄다. LG전자에 따르면 맥주 5리터를 만드는 데 드는 전기료는 약 1374원이다.

또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전용 앱을 이용해 맥주가 제조되는 전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홈브루는 특히 맥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위생관리를 위해 LG 정수기의 온수살균세척시스템이 적용됐다. 여기에 케어솔류션 매니저가 6개월마다 방문해 내부 살균 및 외부 세척, 필터 교체 등 제품을 관리해준다.

하지만 홈브루는 현재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맥주 맛을 볼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우선 맥주 애호가들이 입소문과 간접 경험을 통해 구매하는 것을 기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주류판매업 허가가 없기 때문에 홈브루 구매자에게 시음할 기회를 줄 수 없고, 구매자는 맥주 맛도 보지 못한 채 구매를 결정하게 되는 상황이다.

송대현 사장은 “한 번 마셔보면 되는데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영상이나 소개 자료로 왜 맛있는지, 어떻게 만드는지를 설명하는 등 이론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곤 있지만 마케팅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판매하기 위한 시음 행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맥주 가게에 홈브루 기계를 놓고 마셔본 다음 LG 매장에서 사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홈브루는 일시불 구입과 케어솔루션 서비스 모두 가능하다. 3년 동안 관리 서비스를 포함한 일시불 가격은 399만원이다. 케어솔루션 월 사용료는 선납금 100만원 납입 시 1~3년차 6만9900원, 4년차 3만4900원, 5년차 1만4900원이다. 선납금 없이 이용할 경우 월 사용료는 1~2년차 9만9900원, 4년차 3만9900원, 5년차 1만9900원이다.

5종류의 캡슐 패키지는 각각 3만9900원이다. 스마트폰 전용 앱이나 온라인 몰 및 LG 베스트샵에서 구입할 수 있다. 완성된 맥주를 별도로 보관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해 2리터 용량의 전용 용기 ‘LG 홈브루 보틀’도 6만9900원에 판매한다.

이날 행사에서 닉 메타 부대사는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한국과 영국의 관계처럼 LG전자와 문톤스의 협력이 세계 최초 캡슐 맥주 제조시스템을 만들었다”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이 ‘맥주가 있는 것은 신이 우리를 사랑하고 행복하길 바란다는 증명’이라고 말한 것을 꼭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이젤 데이비스 CTO는 “LG 브랜드와 우리의 연결이 이 신제품을 성공으로 연결해주길, 신제품으로 맥주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길 희망한다”며 “지금까지 캡슐 기술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 새로운 공급시스템과 맞춤 포장 솔루션을 개발했고, 다양한 협업과 이전에 없던 생산라인을 만들어야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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