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도 ‘수시채용’…취준생 한숨 ‘푹’
하나은행도 ‘수시채용’…취준생 한숨 ‘푹’
  • 임정희 기자
  • 승인 2019.07.12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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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 부는 수시채용 바람
‘채용 연계형 인턴십’·‘전문 분야 수시채용’으로 인재 뽑아
복잡한 채용 전형에 취준생 ‘막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KEB하나은행이 공채 비중을 줄이고 수시채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다소 파격적인 채용 방침에 은행권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반응이다.

하나은행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늦으면 내년부터 수시채용을 도입할 계획이다. 6~8주간 인턴십 기간을 거친 뒤 채용을 하는 ‘채용 연계형 인턴십’ 방식과 ‘전문 분야 수시채용’을 통해 인재를 선발한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 첫 포문을 연 것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디지털 및 IT분야에 대해서 수시채용을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도 디지털·IT분야를 제외하고는 일반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효율적으로 필요한 인재를 적기에 선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수시채용에 대한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논의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뱅킹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권의 채용 모습도 변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디지털·IT분야 인재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점포 통폐합 등으로 일반 행원에 대한 인력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기존 공채 시스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ICT 등의 분야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채보다 수시채용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역시 은행의 상황변화에 맞서기 위해 유동적으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탄력적인 채용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하나은행의 수시채용 전환 소식에 한숨이 늘었다. 기존 공채를 준비하던 취준생에게는 새로운 변수가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공채의 경우 취업 준비에 필요한 스펙이나 조건, 채용 일정 및 규모 등이 명확한 편이지만 수시채용은 그렇지 않아 취준생에게는 불확실성이 높은 채용 방법이다.

이에 하나은행이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도입하게 되면 은행권 취업 경쟁이 더욱 심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취준생 A씨(25세)는 “공채를 준비하던 취준생 입장에서 수시채용까지 신경 쓰는 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그리고 언제 뜰지 모르는 수시채용 정보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취준생들은 다른 시중은행 공채에 지원할 텐데 그럼 은행권 취업경쟁이 더 치열해지지 않겠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수시채용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 ‘공정성’이다. 수시채용 과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바가 없어 공채보다 채용 비리 문제가 불거지기 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A씨는 “채용연계형 인턴십에서 인턴을 채용하기 위한 기준이 공채로 정규직을 채용하는 기준보다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럼 공채보다 인턴을 뽑는 과정에서 채용 비리 문제가 더 쉽게 생겨날 수 있는 것 아닌가. 왜 잘하고 있던 공채를 수시채용으로 바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은 채용 비리를 방지하기 위한 채용제도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2017년 은행권의 채용 비리 사태가 드러난 바 있다. 은행들은 채용 비리에 대한 꼬리표를 떼고자 블라인드 테스트를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를 채용 과정에 참여시키는 등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아직 채용과 관련해 은행권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시채용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공정성 확보가 중요한 숙제일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은행권 내에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시채용은 소규모로 은행이 필요할 때 원하는 인재를 뽑는 것인데 오히려 우수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며 “채용 시즌에 다른 은행의 대규모 공채에 우수 인력들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시채용을 도입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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