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시대 겨냥 공격적 행보, 4:3:3 통신시장 지각변동 조짐
넷플릭스 독점 제휴 및 CJ헬로 인수 등 콘텐츠 시장 ‘새판짜기’
올 하반기 화웨이 악재, 알뜰폰사업 처리 등 해결 과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와 함께 매서운 기세로 시장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은 물론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콘텐츠 강화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20년 이상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의 5:3:2 점유율 구조가 4:3:3으로 변화 조짐을 보이는 등 LGU+의 영향력이 커진 데는 하현회 LGU+ 부회장의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하현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담당을 거쳐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지낸 그룹 내 기획·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HE사업본부장 당시 울트라 올레드 TV를 출시, 차세대 TV부문 기반을 마련한 핵심 인물로 평가됐다.

LGU+ 수장으로 자리한 이후 하 부회장은 본인만의 통찰력과 실행력, 현장경험을 살려 취임 1년을 앞두고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 부회장은 5G 시대가 LGU+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만년 꼴찌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선제적으로 5G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한 점, AR·VR 등 차세대 혁신 기술을 도입한 콘텐츠 강화 사업 등은 하 부회장의 전략적 행보로 꼽힌다.

사진=LG유플러스

LGU+는 발 빠르게 5G 기지국 수를 늘려나갔다. 5G 상용화 당시 타 통신사 대비 훨씬 많은 4000여개의 기지국 수는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신뢰를 얻기 충분했다. 7만원대 LTE 완전 무제한 요금제 및 다양한 혜택 지원 등으로 통신비 절감에 나선 점도 한몫한다.

4G(LTE) 당시 22~23% 정도에 그쳤던 LGU+ 시장 점유율은 5G 상용화 후 27.1%(5월 기준)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준 KT와의 점유율 격차도 5%p로 좁혀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U+ 5G 서비스 가입자 수는 40만명 정도로 집계된다.

LGU+는 IPTV 서비스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맺은 것은 업계의 굵직한 이슈 중 하나다. 기존 키즈콘텐츠 ‘U+tv 아이들나라’를 업그레이드하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니어 관련 콘텐츠 ‘U+tv 브라보라이프’ 등 연령별 차별화된 특화 콘텐츠도 잇달아 내놨다.

5G 서비스 대중화를 이끌기 위해 AR·VR 등 서비스를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도 확충하고 있다. LGU+는 이용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5G 전용 체험관 ‘일상로5G길’을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인근에 마련하기도 했다. 다음 달에는 5G 기술을 활용한 문화예술 체험관인 ‘U+5G 갤러리’도 공개한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 1분기 U+tv 가입자 수는 414만9000명까지 급증했다. 전년 동기 367만2000명보다 13%가량 증가한 셈이다. LGU+의 IPTV 매출은 같은 기준 2021억원에서 2502억원으로 늘었다.

하현회 부회장의 두드러지는 성과 중 하나는 CJ헬로 인수전도 있다. LGU+는 올 2월 CJ ENM으로부터 CJ헬로 지분 50%에 1주를 더해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CJ헬로 인수가 확정되면 LGU+는 가입자 800만명을 동원, 24.5%의 시장 점유율로 단숨에 유료방송시장 내 2위로 안착하게 된다.

이미 올 초부터 미디어 콘텐츠 강화에 나선 만큼 LGU+는 유료방송시장 내 우위를 점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CJ헬로 인수와 관련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에 들어간 CJ헬로 인수와 관련, SK텔레콤과 KT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양사는 CJ헬로 알뜰폰사업의 분리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인수가 확정되면 약 78만명의 CJ헬로 알뜰폰 가입자는 LGU+로 고스란히 넘어가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CJ헬로 가입자 중 67만명은 KT, 11만명은 SKT망을 각각 이용 중이다.

화웨이 장비에 대한 고질적인 보안 우려 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화웨이 제재까지 더해진 상황이어서 LGU+의 향후 5G망 구축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한편 LGU+는 5G 상용화 100일을 맞아 연내 가입자 누적 점유율을 30%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인빌딩 구축을 본격화해 5G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고 5G 서비스와 콘텐츠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사와 제휴,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 팩토리, 드론, 자율주행사업 등을 지속 강화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포부다.

발로 뛰는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한 하 부회장이 하반기 산적한 리스크 요인을 걷어내고 LGU+를 진정한 게임체인저로 굳힐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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