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후분양 전환 등 변수…분양물량 급감 가능성도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집값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추가규제 움직임으로 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다.

앞서 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사를 비롯해 재건축 연한, 후분양 등이 국토부 등 관계부처 등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의 부활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에 큰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통상 정비사업의 일반분양 분양가가 낮아질수록 조합원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HUG의 분양보증 승인과 관련, 분양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던 사업장들의 분양일정 연기는 자주 포착된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후분양까지 사업자의 선택이 아닌 제도적으로 의무화할 경우 서울 등 도심 내 신규주택 공급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11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12월까지 서울지역에서 정비사업을 통해 분양되는 물량은 20개 단지 1만1700가구에 이른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 분양을 하려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서울시 정비사업 분양물량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부동산인포

올해 분양된 단지들이 주로 입주하는 2021년쯤에는 서울에서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 수는 줄어들 수 있어 향후 2~3년 내 입주하는 단지들은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청약자로서는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목돈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철저한 자금계획이 수반된 청약전략이 필요한 상황.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당장은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겠지만 정비사업 위축 등으로 수년 내 도심에서 신규 공급되는 물량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커 준공된 지 5년 이내의 새 아파트들의 시세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연내 분양받을 경우 준공 후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질 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권 팀장은 “2008년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2007년 말 몰아내기 분양이 이뤄진 후 한동안 분양시장은 미분양적체로 어려움을 겪었었다”며 “하지만 공급이 줄고 미분양이 소진된 후 주택가격이 다시 올랐던 경험이 있어 올해 분양될 서울 정비사업 물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장 이달 말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4구역에서는 롯데건설이 짓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가 분양된다. 지하철 1호선, 분당선, 경춘선 등 10개 노선이 지나는 청량리역 초역세권 단지다. 향후 GTX-B·C노선, 면목성 등이 신설되면 교통 요충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동작구 사당동 사당3구역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분양에 나선다.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강남 중심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올 하반기 서울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힌 강동구 둔촌주공은 분양가 문제로 연내 분양이 불투명하다. 후분양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단지가 연내 분양되면 최대규모 재건축을 자랑하는 만큼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GS건설은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에서 1772가구,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에 2840가구 규모 자이 아파트를 짓고 연내 분양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6구역에서 1048가구 규모 래미안 단지를 짓는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