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간편하게 가입하는 보험이 대세
농협손보, 뱅크샐러드 등 스위치식 여행자보험 출시
한 번 가입으로 ‘껐다 켰다’ 편리하게
보험사, 수익성 크지 않아도 잠재고객 유치에 의미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입국장. 사진=연합뉴스

설레는 여름휴가를 고대하며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행 계획 단계에서 가장 많이 신경쓰이는 것이 여행 장소인데 국내의 산과 계곡, 바다 등은 전통적인 여름 휴양지로서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즐겨 찾는 곳이지만 요즘은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고자 해외로 여행지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07년 약 1332만명을 기록했던 해외여행자 수는 지난해 말 2869만명이었으며 올해는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여행자보험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2014년 164만건에서 지난해 308만건으로 4년 사이 약 두 배로 늘었고 같은 기간 수입 보험료도 1135억원에서 1830억원으로 증가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을 뿐 아니라 대개 바쁜 일상 중 시간을 쪼개 준비하기 때문에 여행자보험 가입이 중요 순위에서 밀리거나 아예 보험가입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또 여행을 떠날 때마다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처음부터 가입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여행 출발 당일 혹은 출국 직전에 여행자보험이 생각났더라도 휴대폰만 꺼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의 ‘온-오프(On-Off) 해외여행자보험’은 ‘껐다 켰다’하는 스위치 방식의 여행자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오프(On-Off) 해외여행자보험’은 최초 가입 시에만 다른 여행자보험 가입절차와 비슷한 6~7단계를 거치고 이후 두 번째부터는 가입절차를 줄여 몇 초만에 가입이 가능하다.

이 같은 기능은 금융당국이 ‘보험설명의무’와 ‘전자서명 등을 통한 확인 의무’를 면제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규제 특례가 주어지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국민 편익향상을 위해 신기술·서비스 등이 규제로 인해 사업 시행이 불가능한 경우 임시로 기존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서비스 대상자를 선정한 바 있다.

이 밖에 ‘온-오프(On-Off) 해외여행자보험’은 공항에 도착하면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여행자보험 가입 여부를 체크해 주고 두 번째 해외여행부터는 10% 보험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농협손해보험은 현재 출시된 개인형 상품 외에 가족형 상품도 출시해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NH농협손해보험과 함께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된 핀테크업체 레이니스트도 삼성화재와 함께 금융플랫폼 뱅크샐러드에서 필요시에만 활성화 할 수 있는 스위치형 여행자보험을 선보였다.

삼성화재 ‘스위치보험’은 뱅크샐러드에 접속한 후 최초 가입 이후부터는 해외여행을 떠날 때마다 앱에서 출국과 입국 일시만 입력하면 보험이 자동으로 해당 날짜와 시간에 켜졌다가 꺼지는 방식이다.

또 아예 항공사가 항공권 예매 단계에서부터 해외여행보험을 같이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스타항공은 삼성화재와 손잡고 자사 홈페이지에서 항공권 예약 시 수화물, 기내식처럼 옵션으로 해외여행보험 가입을 선택하면 항공료와 보험료를 한 번에 결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보장내용은 기존 해외여행보험과 동일하며 고객의 니즈에 따라 실속형, 표준형, 고급형 가운데 선택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삼성화재는 이스타항공을 시작으로 다른 항공사와의 제휴도 점차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위치 방식은 아니지만 간편하게 모바일로 가입이 가능하도록 접근성을 낮춘 여행자보험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달 메리츠화재는 금융플랫폼 굿초보와 함께 ‘굿초보 해외여행자보험’을 출시했다.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가입은 물론 공동구매 방식을 채택해 기존 메리츠화재 여행자보험 대비 약 20% 저렴하다는 것이다.

더케이손해보험도 지난달 구조송환비용(3000만원)과 여행 중 배상책임 담보(2000만원) 가입금액을 강화한 모바일전용 여행자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이같이 보험사들이 공격적으로 여행자보험에 대한 상품 접근성을 낮추고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포화상태인 국내 보험시장과 해외여행자 수 증가에 따른 여행자보험의 성장세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는 전체 해외여행자 수 대비 여행자보험 가입률이 10% 수준에 불과한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봤다. 가입률이 낮은 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이 수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인 시점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 중의 하나”라면서 “여행자보험을 시작으로 다른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잠재고객 유치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