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위 강연 ‘바닷길을 열다’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참여
기업의 해외진출 걸림돌…현지 공급사슬 경쟁력 저하
“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 우선 진출국가 선정 및 적극 추진 필요”

사진=김민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에서 개최한 연속강연 ‘바닷길을 열다’가 9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렸다.

강연을 맡은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바닷길은 남북관계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길이다. 그러나 물류 경쟁력의 약화로 국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운재건과 물류기반 글로벌 성장 전략의 중요성을 짚었다.

양창호 원장에 따르면 한국은 수출 7위, 조선 1위, 해운 5위의 국가다. 해운산업은 우리나라 서비스 수지의 적자를 완화하고, 운송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서비스 수출산업이었다. 특히 2015년까지 매년 최소 40억달러, 최대 70억달러의 수지 흑자를 보였으나 한진해운이 파산한 2016년부터 해운수지는 적자로 반전됐다.

양 원장은 “2016년 8월 31일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61만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운송이 중단되는 물류대란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물류서비스 질의 저하와 물류 경쟁력 약화가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 됐다”며 “특히 동아시아아 역내시장은 중국계 선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적 컨테이너 선사의 경쟁력을 제고해 수출입 물류경쟁력을 회복·강화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의 3대 추진 방향은 ▲경쟁력 있는 서비스·운임에 기반한 안정적 화물확보 강화 ▲저비용·고효율 선박 확층을 통한 해운경쟁력 복원 ▲선사 간 협력 강화를 통한 경영 안정 추구 등이다.

양 원장은 “해운금융 지원과 정책 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출범했다.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해운선사를 지원, 현대상선은 원양 컨테이너선 항로에서의 경쟁력 제고에 필수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은 물류 기반 글로벌 혁신성장 정책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물류 기반의 세계 경영 전략이 있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2017년)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의 68%가 성숙기와 쇠퇴기로, 확장기 소속 기업은 31.9%에 불과하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은 2000년 48.1%에서 2013년 25%로 23%포인트 감소, 이들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창호 원장은 “미·중에 편중된 수출패턴 탈피를 통해 국내산업의 신성장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 연계성을 강화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신(新)남방정책은 조기에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얼리하베스트(Early Harvest)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對한국 수입 규모 1~4위를 차지한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우선 진출 국가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양 원장은 “동남아·서남아 지역 등 신(新)남방지역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할 경우 우리나라 제조업체 수출은 3~5%가량 증가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 뿐만 아니라 KMI(외교부, 산업부, KIET, KIEF) 등 각 부처가 함께 현지 진출 제조기업 시장점유율 향상을 위한 물류시설투자 대상선정 및 물류인력 소요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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