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없는 할부 OO페이’ 젊은 층 노리는 할부 유혹
‘신용카드 없는 할부 OO페이’ 젊은 층 노리는 할부 유혹
  • 김민아 기자
  • 승인 2019.07.0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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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무이자 할부 내건 나눔몰, 저축은행 할부금융 연계
“신용카드 없는 사회초년생 현혹될 것”…금융당국, OSB저축銀과 논의 예정
온라인 쇼핑몰인 나눔몰은 신용카드가 없어도 장기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사진=나눔몰 유튜브 광고
온라인 쇼핑몰인 나눔몰은 신용카드가 없어도 장기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사진=나눔몰 유튜브 광고

청년들이 일반 쇼핑몰로 둔갑한 저축은행 할부에 무분별하게 노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속속 등장한 ‘OO페이’처럼 이름 짓고 단순 쇼핑몰인 것처럼 둔갑했다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 페이스북 등 각종 SNS 채널에는 ‘신용카드가 없을 때’, ‘일시불이 부담될 때’라는 문구와 함께 ‘나눔페이 쓰면 맥북프로가 월 3만원’을 강조하는 광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인 ‘나눔몰’의 홍보 문구다. 나눔몰은 한 번에 비용 지불이 부담스러운 고가의 명품 상품 구매 시 12~60개월의 장기 할부 및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구매자의 월 지불 금액을 부담 없는 금액으로 제공하는 명품 상품 전문 판매 쇼핑몰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나눔몰에서는 ▲오디오 ▲미술작품 ▲카메라 ▲생활가전 ▲디지털 및 컴퓨터 ▲리빙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눠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최대 1억원이 넘는 금액의 스피커를 판매하기도 하는 등 고가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구매 방법은 나눔페이 이용 한도 금액을 조회한 뒤 구매를 원하는 상품의 할부 개월 수를 설정하면 된다.

파이낸셜투데이는 나눔몰에 회원가입을 한 뒤 한도조회를 직접 진행했다. OSB저축은행 홈페이지로 이동해 진행된 할부금융 한도조회는 사업 유형을 ‘근로자’와 ‘사업자’ 중 선택한 뒤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자택과 직장 주소를 입력하고 본인확인을 거치면 1분 만에 완료된다.

이후 OSB저축은행의 심사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은 뒤 나눔페이 계약이 체결되면 구매가 완료된다. 소비자는 매월 나눔페이 할부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구매하고 싶은 상품 가격이 한도 금액보다 크다면 고객센터로 개별 문의해야 한다.

나눔몰 관계자는 “한도금액이 1100만원이라면 상품의 최종 가격(일시불로 결제할 경우의 가격)이 11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구매가 가능하다”며 “다만 개인의 소득 수준에 따른 별도 심사를 거쳐야 해 한도금액의 100%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는 상품의 가격이 한도금액을 넘는다면 소득에 따라 심사를 거쳐 추가적으로 금액 지원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다만 개인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령 나눔몰에서 163만8000원에 판매 중인 LG전자 노트북 ‘LG그램 14Z990-GA56K’을 60개월 할부로 구매하면 월 납부금액은 3만8968원이다. 총 지불 금액은 233만8080원으로 5년 동안 약 42.74% 이자를 납부하는 셈이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한 결과 해당 제품의 최저가는 159만9000원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소비자가 나눔페이 계약을 체결하는 할부 금융사가 제2금융권인 OSB저축은행이라는 것이다. 약 30초로 제작된 유튜브 광고에는 저축은행을 통해 할부거래를 진행한다는 문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

SNS에서 나눔몰 광고를 보고 홈페이지에 접속한 A 씨는 “광고만 봤을 때는 신용카드가 없는 사회 초년생이 쉽게 속을 것 같다”며 “신용카드 없이 할부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용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데 광고에서 이 부분은 쏙 빼놓고 말하고 있다”며 “또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처럼 친근한 이미지로 접근하고 있어 불쾌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제대로 된 금융당국의 해석 없이 양 업체가 묵시적으로 할부 유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관련 규정이 자세히 마련돼 있지 않아 업체가 교묘하게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축은행의 영업행위가 새로운 형태로 넓어졌다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은 엄한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할부금융이라는 것이 저축은행이 메인이 아닌 상태에서 주로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몰과 제휴해 할부금융을 진행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OSB저축은행에 확인해 본 결과 나눔몰에서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할부금융에 국한되지 않았다”며 “현금 결제도 가능하고 신용카드 할부도 가능하다. 할부금융을 이용하겠다고 하면 쇼핑몰 이용방법에도 안내가 돼 있고 저축은행에서 고객에게 추가적으로 연락을 한 뒤 최종 심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고객이 저축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광고단계에서 신용카드가 없어도 할부가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애초에 나눔몰에 유입되기 전 이런 사실을 광고내용에 반영하는 것이 어떤지 OSB저축은행 측과 논의해보는 방향으로 고민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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