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간식 애플망고빙수, 최고가 5만7000원
욕먹어도 올리는 까닭…“비싸도 한 번쯤은” 스몰럭셔리 증가

워커힐과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사진=각 사

최근 몇 년 사이 선풍적 인기를 끄는 ‘애플망고빙수’ 가격이 6만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매년 오르는 가격 탓에 논란이 끊이질 않지만 망고 빙수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올해 빙수 최고가는 5만7000원(그랜드 워커힐 서울)에 달했다. 워커힐 호텔의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2016년 3만5000원 ▲2017년 4만원 ▲2018년 4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애플망고빙수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신라호텔의 올해 가격은 5만4000원이다. 신라호텔의 빙수는 ▲2011년 2만7000원 ▲2013년 3만2000원 ▲2014년 4만2000원 ▲2018년 5만4000원 등으로 지속 증가해 왔다.

이미 밥 한 끼 가격을 넘어선 지 오래지만 애플망고빙수는 매년 날개 돋힌 듯 팔린다. 작은 명품을 구입하며 만족감을 얻는 ‘스몰럭셔리’ 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의 ‘디저트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끼 식사보다 비싼 디저트를 먹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약 82%에 달했다. 또다른 항목인 “몇 만원 선에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건 비난할 일이 아니다”라는 응답 역시 82.4%를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워커힐 로비 라운지는 카페로 이용되지만 여름철이면 애플망고빙수 판매량이 커피 판매량을 앞지른다. 워커힐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망고빙수 주말 판매량은 커피 판매량의 1.5배를 넘어섰다.

신라호텔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여름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판매량은 총 1만5000그릇에 달했다. 올해는 이보다 성적이 더 좋다. 5월 24일부터 판매한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는 17일 만에 2800개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2400개) 10%가량 증가한 셈이다.

애플망고빙수가 가격이 매년 상승하는 까닭은 이곳에 있다. ‘비싸도 잘 팔리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속 값비싼 음식을 소비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특히 애플망고빙수는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라 여름철에만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가격 인상에 둔감해지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다. 만족감 이외에도 내가 소비하는 음식의 가격이 적절한지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제주산 애플망고의 원재료가 비싸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애플망고 개당 가격은 1만5000원~2만원 사이다.

워커힐 호텔 관계자는 “빙수 한 그릇에 최상급 제주산 애플망고 2개(중간 사이즈)가 올라간다. 지난 해에는 수입산 망고와 제주산 망고를 혼합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다”며 “올해 가격이 상승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텔 망고 빙수에 사용되는 망고는 수입산과 제주산으로 나뉜다. 통상 수입 망고는 후숙 및 증기 소독 과정을 거쳐 망고 특유의 향이 날아가거나, 섬유질 질긴 편이다. 그에 비해 완숙 후 수확에 들어가는 제주산 망고는 수입산에 비해 당도가 높고 부드럽다. 제주산 애플망고빙수가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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